활주로 이동 비행기서 견과류 봉지째 주자 "접시에 안담았다" 호통20여분 지연 불구 안내 방송 안하는 등 "진짜 고객서비스 고려 안한 처사" 불만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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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대한항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큰딸이자 대한항공 부사장을 맡고 있는 조현아(40) 부사장이 기내 스튜어디스 서비스를 문제 삼아 250여명이 탑승한 비행기를 활주로에서 돌려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편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갑자기 다시 탑승 게이트로 방향을 돌려 사무장을 내리도록 조치했다.
갑작스러운 '램프리턴(항공기 정비나 주인 없는 짐,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취하는 조치)'은 조 부사장이 스튜어디스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시작됐다.
이날 한 승무원이 다른 일등석 승객들과 마찬가지로 조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넛(견과류의 일종) 서비스를 위해 "드시겠느냐"고 질문을 던지자 조 부사장은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고 따지며 갑자기 승무원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소리를 질렀다.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조현아 부사장에게 스튜어디스가 과자를 봉지째 건넨 것을 문제로 삼은 것이다. 승객의 의향을 물은 다음에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건네야 하는데, 무작정 봉지째 갖다준 것이 규정에 어긋났다는 것이 대한항공측의 설명이다. 당시 조 부사장의 고함은 이코노미석까지 들릴 정도로 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항공기는 기수를 돌려 스튜어디스 대신 사무장을 내려놓은 뒤 출발했고, 시간은 20여 분 지연됐다. 특히 사건 당시 기내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말 그대로 기내서비스는 승객들을 위한 것인데 조 부사장의 회항 조치로 이륙시간이 늦춰진 나머지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엉망으로 만든 건 잘못"이라며 "이번 일은 조 부사장이 신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항공 측에서 '임원이 타게 되면 승무원의 서비스를 관심 있게 보게 되기 마련'이라고 해명한 부분에 대해 업계에서는 "문제가 있으면 나머지 고객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착륙 후에 조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적절하지 못한 해명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조 부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로 2006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지난해 3월 부사장의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