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무관 국토부 "조현아 부사장 직접 조사할 것"
  • ▲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대한항공
    ▲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대한항공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9일 '땅콩 리턴' 사건과 관련해 퇴진의사를 밝히고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호텔사업부문 총괄(CSO)' 보직에서 사퇴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오후 뉴욕발 항공편 사무장 하기 사건과 관련해 퇴진의사를 밝힌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 

    IOC회의 참석 후 이날 오후 귀국한 조회장은 귀국하자마자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퇴진을 결정했다.

    조현아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고 조 회장이 이를 수용했다.

    대한항공 보직에서 물러난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이라는 임원신분과 한진관광 대표 등 계열사 보직과 대한항공 등기이사 등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조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편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갑자기 다시 탑승 게이트로 방향을 돌려 사무장을 내리도록 조치했다.

    갑작스러운 '램프리턴(항공기 정비나 주인 없는 짐,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취하는 조치)'은 조 부사장이 스튜어디스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시작됐다.

    이날 한 승무원이 다른 일등석 승객들과 마찬가지로 조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넛(견과류의 일종) 서비스를 위해 "드시겠느냐"고 질문을 던지자 조 부사장은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고 따지며 갑자기 승무원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소리를 질렀다.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조현아 부사장에게 스튜어디스가 과자를 봉지째 건넨 것을 문제로 삼은 것. 승객의 의향을 물은 다음에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건네야 하는데, 무작정 봉지째 갖다준 것이 규정에 어긋났다는 것이 대한항공측의 설명이다. 당시 조 부사장의 고함은 이코노미석까지 들릴 정도로 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항공기는 기수를 돌려 스튜어디스 대신 사무장을 내려놓은 뒤 출발했고 시간은 20여 분 지연됐다. 특히 사건 당시 기내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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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



    이에 여론은 거세게 조 부사장을 비판하기 시작했고 대한항공 측에서 지난 8일 입장 자료를 통해 공식 사과하고 나섰지만 오히려 역풍은 거세졌다.

    한편 조 부사장의 전격 사퇴와는 무관하게 국토부에서 과연 조 부사장의 월권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9일 국회 국민안전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사실관계를 내일(10일)까지 다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 관계자는 "장관이 밝힌대로 관련 조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덧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