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확보 위해 사옥 매각시중은행, 적자 영업점 줄이기…각 20여 점포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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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에 금융권 마저 바짝 엎드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사들이 본사 건물 매각에 나서는 한편 적자 점포를 정리해 비용 절감을 최대화하는 등 생존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 ▲ 동양생명 명동 사옥 ⓒ 동양생명 제공
◇ "살아남기 위해선 사옥도 판다"동양생명은 서울 명동에 자리잡은 본사 건물을 매각했다. 건물의 새 주인은 중국 은행인 '건설은행'이다.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건설은행은 지난 10월 동양생명빌딩을 510억원 가량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지난해 12월 동양그룹에서 계열 분리 된 동양생명은 명동 본사 건물 매각을 추진해 왔는데, 약 10개월 만에 추진이 빛을 본 셈이다. 동양생명은 본사 사옥을 종로구 청진동 그랑서울빌딩으로 지난 6월 이전한 상태다.건설은행은 이 건물을 사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최초로 서울에 사옥을 가진 중국계 은행이 등장하는 셈이다.◇ "그나마 팔리기라도 하면 다행이지…"사옥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금융사는 그나마 다행이다. 매각을 진행 중이지만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다.사옥 매각을 진행 중이던 한국씨티은행은 매각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매각 입찰 후 3개월 동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한 채 질질 끌어온 탓에 유력했던 후보자와의 협상이 결렬되게 생겼기 때문이다. 수장이 돌연 바뀐 것도 원점 재검토의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금융권에 따르면 싱가포르계 자산관리회사인 ARA에셋매니지먼트가 씨티은행 사옥 인수를 사실상 포기했다. 이 회사는 인수 후보자 중 최고 매각가를 제시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ARA는 다른 후보자보다 높은 2000억원대의 가격을 제시하는 대신 씨티은행에 책임임차(건물 전체를 장기임차한 후 건물주와 협의를 거쳐 리모델링하거나 증축하는 등으로 높은 임대수익을 창출하는 부동산 투자방식)를 요구해 왔다. 당초 씨티은행은 본점 매각 후 여의도 IFC로 이전할 계획이었다. 결국 씨티은행은 본사 이전을 포기하고 그대로 다동 사옥에 머무르겠다고 결정했었다.문제는 14년 간 행장으로 근무하며 매각을 진행해 온 하영구 전 행장이 물러났다는 점이다. 행장이 바뀌면서 매각 방식을 다시 재검토하게 된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행장이 바뀐 상황에서 본점 매각을 그대로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협상이 계속 연기되면서 ARA가 두 손 두 발 다 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하 전 행장은 현재 은행연합회장을 맡고 있으며, 박진회 당시 수석부행장이 신임 행장으로 선임됐다.◇ '적자점포 정리'… 시중은행 군살빼기 안간힘국민·신한·하나·외환 등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군살 빼기에 바쁜 모습이다.국내 최다 지점을 보유한 국민은행은 내년 초까지 20개 안팎의 지점을 정리할 계획이다.국민은행은 이달 중으로 정리 대상 적자 점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수익성을 기준으로 정리 대상 점포를 20여 개 정도의 정리 대상 점포를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신한·하나·외환 등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새해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적자 점포 정리를 진행할 전망이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두 개 이상의 점포가 인접한 경우, 신도시나 새로운 공단 조성에 따른 신규 점포 수요 등을 고려해 정리 대상 점포를 선정하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최우선 기준은 수익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구를 찾는 고객이 많다고 해서, 실질적인 수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