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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적자의 늪에 빠진 계열사 포스코플랜텍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2900억원을 긴급수혈한다.
포스코플랜텍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을 대상으로 각각 2386억원, 514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3일 공시했다.
포스코플랜텍은 해양플랜트 모듈(부품), 화공플랜트, 철강을 비롯한 각종 산업설비 등을 설계·제작하는 업체다. 당초 제철소 내 철강설비의 설계 및 제작 등 엔지니어링 업무를 주로 해왔으나, 지난해 7월 포스코가 2010년 인수했던 육·해상 플랜트 부품 제조사인 성진지오텍과 합병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그러나 최근 조선 및 해양산업의 경기가 침체되며, 이 회사의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 2012년 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포스코플랜텍은 2013년 63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의 영업손실도 어느덧 601억원까지 누적됐다.
매출액도 2012년 7084억원에서 2013년 603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올 3분기까지의 매출액은 4774억원을 기록 중이다. 각 사업부 중에서도 해양모듈 사업부문에서 발생하는 적자가 특히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3000억원의 유상증자 지원 방안은 지난 12일 열린 포스코 이사회에 안건으로 올랐었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3000억원을 지원하면 회사가 확실히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겠느냐"는 지적들이 쏟아졌다. 앞서 지난 2010년부터 올 3월까지 3차례에 걸쳐 총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음에도 포스코플랜텍의 경영환경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경영진 역시 유상증자 이후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해 이 안건은 끝내 보류됐다. 포스코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이 보류된 것은 지난 2008년 12월 이후 6년 만이다.
그러나 지난 22일 다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는 손실이 심각한 해양모듈 부문의 사업을 철수하고, 화공플랜트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계획을 설명했고 결국 이사회의 승낙을 얻어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결정과 관련해 "포스코는 계열사에 대한 책임경영, 그리고 소액주주를 보호해야하는 입장에서 포스코플랜텍의 자구계획안을 면밀히 검토했다"라며 "구조조정 계획의 진정성과 실현가능성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됐지만, 지원을 결정하게된 만큼 하루 빨리 포스코플랜텍이 경영정상화를 이루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