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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부회장직(職)에서 해임된 다음 날인 9일 서울에 들어온 것과 반대로, 10일에는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으로 떠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후계 구도에 대한 전망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본으로 전격 출국했던 신동빈 회장이 이번주 내로 한국에 돌아오면 요동치는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을 추스르기 위해 급히 출국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형제간의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이달 9일 금요일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한 뒤 토요일인 10일 오전 일본으로 떠났다. 따라서 신동빈 회장은 11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 전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족 식사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출국 전에 있었던 집안 제사에는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롯데그룹을 추스르기 위해 출국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챙기기 위해 일본으로 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고관절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신 총괄회장을 대신해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게 신 총괄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일본 롯데 관련이 아닌 다른 일정으로 간 것"이라며 "일본의 롯데그룹이 모두 신동빈 회장 체제로 재편될 것이란 소문은 잘못됐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해임 배경에 대한 갖가지 억측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일각에선 "롯데그룹의 후계 구도를 놓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있다"는 분위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 경영권을 모두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