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뿐만 아니라 생활용품 뚜렷한 성과 없어SK-II 매출 떨어지고 토종브랜드에 밀려 '만년 4위'업계선 "이 사장, 한국 유통시장 제대로 이해못해" 매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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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를 제대로 관찰하고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 혁신에 힘써 온 것이 175년 P&G의 성공비결입니다"

한국P&G 이수경 사장은 취임 1년 뒤인 지난 2013년 제주 신라호텔 기자 간담회에서 "P&G가 175년 동안 세계 최대 생활용품 기업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핵심 성장동력은 소비자의 니즈를 이해하기 위한 끊임 없는 노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혁신"이라며 "한국시장에서 앞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글로벌P&G는 유통 소비자시장전략본부(CMK)를 중심으로 매년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2만 건의 소비자 조사를 실시할 정도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힘을 쏟아왔다. 

이 같은 강점을 한국에서도 발휘해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 이 사장의 전략이었다.

◇콧대 높던 SK-II 매출 하락으로 판매가격 인하 
  토종 브랜드에 밀려 만년 '4위'

  • ▲ ⓒ한국P&G 이수경 사장
    ▲ ⓒ한국P&G 이수경 사장

  •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수경 사장의 전략이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P&G 성적이 신통찮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국내 매출액은 물론 점유율까지 하락하는 모양새다. 

    특히 한국P&G가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SK-II 경우 지속적으로 마케팅에 힘쏟고 있지만 일본 방사능 유출 사태 이후 매출이 역성장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이 사장은 "SK-II는 방사능과 무관하고 100% 안전하다"고 강조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결국 면세점에서 일부 SK-II 제품 판매 가격을 2~3%인하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관련업게에서도 SK-II 선호도 하락에 입을 모으고 있다. 

    29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한 관계자에 따르면"일단 일본 수입량 자체가 2010년 이후 매년 소폭 하락하고 있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일본으로부터의 화장품 수입액은 2012년 2억 1926만 달러에서 2013년 1억 8066만 달러로 17.6% 감소했다. 또 국내 시장의 국가별 점유율이 2010년 21.1% 점유율에서 2013년 14.2% 추락하며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속적인 사회적 반일감정과,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제품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 높아진 국내 제품의 품질과 위상, 유통채널의 다변화, 소비자 구매패턴의 변화 등이 일본 화장품의 위상의 후퇴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P&G는 SK-II 이외에도 팬틴, 질레트, 다우니, 페브리즈, 오랄비, 위스퍼 등 생활·건강용품을 포함한 총 13개의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P&G는 국내 샴푸·린스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9.1%에 불과하다.  화장품 뿐만 아니라 생활용품에서도 이렇다할 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2012년 3월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선보인 다우니 섬유유연제 시장점유율은 19.6%에 그쳤다. 국내에서는 LG생건 '샤프란'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한국 유통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P&G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한국 유통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투자를 해 왔지만 한국 유통 시장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라며 "뚜렷하게 눈에 띄는 브랜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토종 브랜드가 시장점유율에서 우위를 꽉 잡고 있기 때문에 추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한국 유통시장 만의 성격이 있는데 이를 잘 이해해야한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격...달러 강세 이익 갉아먹어...
     
  • ▲ ⓒ한국P&G 이수경 사장
    문제는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시장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 미국 기업이 달러 강세의 역풍을 맞으면서 세계 최대 소비재업체인 P&G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30%나 줄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국내 점유율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P&G가 이번 달러 강세에 타격을 입으면서 이중고에 시달리지 않겠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