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외환은행 매각 과정 문제 안삼는 조건으로 8억 요구"
  • ▲ 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 연합뉴스
    ▲ 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 연합뉴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를 이끌었던 장화식 전 공동대표가 검찰에 체포됐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외환은행을 매각해 천문학적인 이익을 남긴 론스타를 비판하는 일에 앞장선 단체인데, 장 전 대표는 오히려 그 론스타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장 전 대표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지 않는 조건으로 8억 가까운 현금을 챙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체포 직후, 그를 공동대표 직위에서 파면했다.

장 전 대표는 지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반대하며 부정적인 여론 조성에 앞장섰다.

인수가 이루어진 후에는 "은행 소유가 금지된 사모펀드에 외환은행을 매각한 것은 불법"이라며 론스타 비난에 전면적으로 나섰다. 2011년 9월엔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를 문제 삼아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투기자본 감시 행위에 앞장서는 듯 보이던 장 씨에겐 숨겨진 이면이 있었다.

검찰 조사 결과 장 전 대표는 론스타 측에 "돈을 주면 외환은행 매각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장 전 대표가 가상계좌를 만든 뒤 론스타 측 추천 외환은행 이사인 유회원 전 이사로부터 7~8억여원을 입금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장 전 대표와 유 전 이사를 체포했다.

검찰 관계자는 "장 전 대표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확보했으며, 유 전 이사 역시 장 전 대표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장 전 대표에게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장 전 대표는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전국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 '론스타게이트 의혹규명 국민행동'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2001년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경력이 있으며, 지난해 1월에는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에서 전문가 출신 추진위원을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