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위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은행권 현장간담회' 개최

  • 금융당국과 은행권, 정보기술(IT)업체, 벤처캐피탈이 금융권 핀테크 사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핀테크 생태계 조성 주도를 주문했고 은행권은 새로운 기술 도입에 있어 보안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보기술 및 벤처캐피탈 업체는 핀테크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새로운 금융사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0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은행권 현장간담회’에서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금융권의 전향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신제윤 위원장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이용한 국내외 거래가 확대되면서 해외의 핀테크 흐름이 국내 금융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선진국에서는 정부가 아닌 금융사들이 핀테크 생태계 조성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에서는 대형 은행인 바클레이즈가 핀테크 기업 멘토링과 투자에 나서고 있고 미국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크레디트스위스 등 15개 기관이 핀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정부 역할만으로는 핀테크 생태계 조성에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핀테크 도입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으로 기존 체제에 안주하는 금융기관들이 혁신과 개혁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핀테크는 새로운 기회이며 금융지원과 컨설팅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해나갈 것임을 밝혔지만 ‘보안성’ 검증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석원 농협은행 부행장은 "금융사 입장에서는 보안이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며 “수많은 고객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의 입장에서 신기술을  도입했을 때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해)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가 공통적인 애로사항”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기술 중립성 원칙에 따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하지만, 신기술을 검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등 부담이 있다”며 핀테크 신기술 도입해 있어 은행들이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권에서는 고객정보공유금지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금융당국에 건의했다.

    강대명 국민은행 본부장은 "핀테크의 성공요소 중 하나가 빅데이터 기반 가치창출”이라며 “핀테크 사업 분야 중 송금과 지급결제를  제외한 영역은 대출랜딩, 자산관리 등 고객의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성장해야 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회사들은 오래전부터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만 지난해 고객정보 유출 사태 이후 계열사 정보 공유가 금지되면서 데이터 분석에 제한이 많다”며 "고객정보공유 금지 규제를 완화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핀테크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영 DS투자자문 이사는 “현재 핀테크의 정의는 금융에 정보기술(IT)를 접목하는 형태로 정의되는데 정보기술(IT) 중심에 금융이 접목되는 것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상영 이사는 “중국의 경우 금융인프라가 저조했지만 정보기술(IT) 중심이 되면서 세계적인 핀테크 회사가 나오고 있다”며 “개인정보 단말기인 스마트폰을 활용해 사람들의 소비, 생활 패턴을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핀테크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새로운 금융사업을 발굴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중은행은 이날 토론회에서 핀테크 관련 올해 사업 진행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국내외 핀테크 사업자와의 제휴 및 협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핀테크 관련 업체와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사업영역도 기존의 지급결제 부분을 넘어 자산관리, 투자,  보안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한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포털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해외 핀테크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핀테크 파트너십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신한 Future's Lab(가칭)’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고 사업 모델을 구체화해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내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을 모집, 심사해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뱅킹인프라를 공유하고 개발 및 여신 지원, 제안발표 및 심사를 통해 최종 제휴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유동욱 부행장은 “파트너 프로그램 후보를 선정한 뒤 육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가 우수하면 신한은행과 제휴할 계획”이라며 “아직 이 프로그램에 맞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향후 은행과 핀테크 사업자가 공동으로 상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올해 자금 1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석중 기업은행 부행장은 “중소기업 설비투자 850억, 핀테크 스타트업 보증기관 연계해 100억원, 핀테크 기업 지분투자 50억 등 총 10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시석중 부행장은 “기술력이나 좋은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기업에 대해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핀테크 활성화를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시석중 부행장은 “핀테크에 있어서 고객의 관심은 지급결제와 송금”이라며 “간편결제 및 상담이 가능한 새로운 통합플랫폼 ‘One뱅크’를 구축,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