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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주주총회 표대결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삼성물산이 주주 끌어들이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1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내달 17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두고 삼성과 엘리엇은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 비계열사 기업 주주 등을 만나 우군 확보 전쟁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엘리엇은 삼성물산에 주주 명부의 열람과 등사를 청구하는 등 주주들을 만나 세력을 규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별 결의 사항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안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 참석 지분의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주주 참석률을 70%로 볼 때 삼성은 최소 47%의 찬성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반면 엘리엇은 3분의 1인 23%를 확보하면 합병 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동일인 지분 13.99%에 KCC 보유 지분 5.96%를 더한다 해도 삼성 측의 우호 지분은 19.95% 가량인 만큼 삼성은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과 외국인 주주를 우군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이에 삼성은 주주들을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등 주주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삼성물산 1대 주주인 국민연금(10.15%)과 한국투신운용(3%) 등 자산운용사를 포함한 국내 기관이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외국인은 엘리엇(7.12%)을 포함해 33.61%의 삼성물산 지분을 갖고 있다.
또 다른 관건은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재벌닷컴에 따르면 삼성물산 주주로는 2.11%를 보유한 일성신약을 비롯해 ▲동부화재(0.09%) ▲ 평화산업(0.08%) ▲ 한일시멘트(0.05%) ▲ 현대해상화재(0.04%) ▲ 시공테크(0.02%) ▲ 삼지전자(0.01%) 등이 있다.
금융투자업계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공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과 외국인 주주 상당수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에 동시에 투자한만큼, 합병이 성사되는 것이 수익을 내는 데 더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KCC와 일성신약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모두 갖고 있으며 메리츠화재와 SK증권, 한화생명,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제일모직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주주를 일일이 찾아내야 한다는 어려움과 기관 등 모두의 요구를 수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 엘리엇이 KCC로 넘어간 삼성물산 자사주 5.76%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도 변수로 남아있다.
또 삼성물산 우선주 주주들의 집단행동 여부에도 삼성 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미국계 기관투자가 3곳이 조만간 삼성물산에 종류 주주총회를 요구하는 주주 제안서를 발송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우선주는 전체 발행 주식의 2.9%(465만주)에 불과하지만 삼성 측은 거의 보유하지 않았고 외국인 지분율이 30%를 넘는다.
한편 제일모직은 최근 합병 신고서를 정정해 "법원이 삼성물산 우선주 주주에 손해를 미친다고 판단해 종류 주총 소집을 허가하면 합병에 대한 종류 주주의 주총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며 "여기에서 합병이 승인되지 않으면 합병 효력에 대한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