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기업 공개로 경영권 분쟁 끝낼 각오신동주, 아버지 위임장 예상···법적 소송 나설 개연성도
  • ▲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뉴데일리DB·연합뉴스
    ▲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뉴데일리DB·연합뉴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17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면서 20일 이상 끌어온 이번 분쟁의 향배가 일단락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총 안건 자체는 경영권 분쟁과 직결되지 않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제안한 안건을 주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가려질 수 있다.

    1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홀딩스 주총의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과 '지배구조 관련' 두가지로 신동빈 회장 측이 제시한 안건이 상정됐다.

    롯데홀딩스 이사진 전원 교체를 선언한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측 안건은 다뤄지지 않는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기 위한 명예회장직 신설 건은 정관 변경 없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내려져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주총 대결의 결과만으로 이번 분쟁의 '최종 승자'를 당장 가려낼 수는 없지만 향후 승부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기 때문에 두 형제는 모두 사활을 건 상태다.

    롯데홀딩스의 주주 구성은 광운사와 종업원 지주회, 이사진 및 계열사가 30%씩을 보유하고 있고, 신동주·동빈 형제가 각각 2%가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종업원지주회와 이사진 및 계열사를 우호 지분으로 보고 최대 70%의 지지를 자신하고 있으며, 신동주 전 부회장 역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향력이 큰 광운사와 종업원지주회를 우호지분으로 간주해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이처럼 두 형제가 모두 이번 주총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재계에선 한일 롯데 계열사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이 주총에서 상당히 유리한 국면에 있다는 관측이다.

    그동안 재계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총 개최를 서두르고 신동빈 회장은 이를 늦출 것이하고 분석했지만 신동빈 회장이 기습 주총 카드를 선택한 것에 대해 신 회장이 그만큼 우호 지분 확보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것 아니냐는 해석을 놓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밝힌 호텔롯데 상장과 일본 계열사 지분 축소를 통한 그룹 지배구조 개선,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조기 개최 등은 신 전 부회장의 최대 관심사였다"며 "개혁을 명분으로 양국의 롯데 분위기를 잡으면서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선제공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총은 그동안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고 있었는지 베일이 벗겨지는 날"이라며 "사실상 신동빈 회장의 한일 롯데 '원톱 경영'을 공식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총장에서 꺼내들 수 있는 '반격 카드'라고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위임장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격의 카드가 얼마 남지 않은 신 전 부회장로선 '아버지의 도움'만이 그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히든카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이사로 오르는 등 대세를 장악한 만큼 건강상태에 의문이 제기되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이 상황을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배제한 채 L투자회사 대표로 취임·등기한 것 등에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법적 소송에 나설 개연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