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떨어졌지만, 은행들 '가산금리' 올려

국내 은행들이 지난 2년 동안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대출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해 고객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17개 은행들에 따르면 올해 7월 주택담보대출 만기 10년 이상 분할 상환식 평균금리는 2.98%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은행 기준금리는 1.85%, 가산금리는 1.13%로 가산금리 비중이 전체 대출 평균금리의 38%를 차지했다. 지난 2013년 7월과 비교했을 때 가산금리 비중은 14.2%포인트 늘어난 것.

당시 주택담보 대출 평균금리는 3.82%였고, 이 가운데 기준금리는 2.91%로 전체 대출 평균금리 비중의 76.2%를 차지했다. 가산금리는 0.91%로 23.8% 비중이었다.

은행 가운데 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 등 지방은행들의 가산금리 비중이 지난 2년 사이 17%포인트 늘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인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은행의 가산금리 비중은 15.6%포인트, 씨티·SC 등 외국계은행의 비중도 14.6%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농협·수협·산업·기업 등 특수은행의 가산금리 비중은 7.9%포인트 올라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상승률을 따져보면 전북은행이 32.5%포인트 올라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22.1%포인트), 대구은행(20.2%포인트), 국민은행(19.2%포인트), 씨티은행(18.6%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지난 2년간 2.75%에서 1.5%로 1.25%포인트 하락했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43개월째 연속 하락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가산금리로 일정 수준의 이윤을 게속 유지해 온 것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기준금리를 낮추면 은행도 그에 맞춰 대출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개인의 신용등급, 거래실적 등을 이유로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그만큼 낮추지 않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