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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타결에 실패한 현대중공업 노사가 2일 교섭을 재개한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이미 임금협상을 매듭짓고 경영정상화에 전념 중인 만큼, 업계 1위인 이 회사의 타결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오후 울산 본사에서 33차 교섭을 이어간다. 지난 23일 32차 교섭 후 약 10여일 만이다.
노조는 △임금 12만7560원 인상(기본급 대비 6.77%)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지급 △안전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양측이 다음주까지 매일 집중협상을 열 계획이지만 이견차가 워낙 커 깜짝 타결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추석연휴를 넘긴 이상 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은 이제부터가 본격 시작일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상여금 및 격려금 수급을 위해 추석 전 노사가 급히 손을 맞잡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연휴를 넘겨버린 시점에서 노측도 서두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경우 각각 지난달 10일과 24일 동결수준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이들 회사 노조 역시 당초 12만원대 기본급 인상을 주장했지만, 회사가 지난 2분기 조(兆)단위의 적자를 기록한 만큼 경영정상화에 힘을 보태기로 합의했다.
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3일 교섭 후 "교섭타결의 실마리는 임금동결 철회에서 시작"이라며 사측의 제안이 쉽사리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회사의 경우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조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 후, 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교섭에 별다른 진척이 없을 시 오는 18일부터 1주일간 스위스를 방문해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도전하는 정몽준 대주주에 대해 "출마에 대한 찬반유무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낙선운동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스위스 현지에서 코넬 보르벨리(Cornel Borbely) FIFA 윤리위원회 공동의장과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20년 만의 파업을 강행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 들어서도 총 8차례의 부분파업 및 사업부별 순환파업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