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4가 세포배양 백신과 조류 독감 백신 허가 국내 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경구 콜레라 백신, WHO로부터 PQ획득 "수년 내에 자국 내 품목별 백신 생산 가능… 글로벌 시장 공략"
  • ▲ 녹십자 화순 공장 전경ⓒ녹십자
    ▲ 녹십자 화순 공장 전경ⓒ녹십자

     

    백신 주권 확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김승희)가 4가 세포배양 백신과 조류 독감 백신을 허가한 데 이어 국내에서 개발·생산된 최초의 경구용 콜레라 백신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전적격성 평가 인증을 획득했기 때문.

     

    이에 14일 바이오·제약업계는 녹십자, SK케미칼, 일양약품 등 국내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백신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나라가 향후 백신 주권을 품목별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이다. 녹십자는 북미 시장 진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글로벌 백신 제품화 지원단'을 통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어 신속한 허가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녹십자·SK케미칼, 백신 파이프라인 압도적 우위… 상용화 기대

     

    앞서 지난 31일, 식약처는 조류 인플루엔자(조류 독감)를 예방할 수 있는 국내 개발 백신인 '지씨플루에이치파이브엔원멀티주'를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녹십자가 국내 기술로는 처음 개발한 것으로, 이밖에 국내에서 허가된 조류 인플루엔자 예방 백신은 GSK의 '프리판데믹인플루엔자백신주'가 유일하다.

     

    녹십자는 조류 독감 백신에 앞서 4가 계란(유정란)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주'에 대한 허가도 획득했다. 이밖에 파상풍, 디프테리아 성인용 Td백신은 허가를 신청한 상태며 인플루엔자 예방백신(GC3106A)은 임상 3상에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백신(GC3111A)은 임상 1상을 신청했다. 차세대 수두백신(MG1111)과 탄저 백신(GC1109)은 각각 임상 1상과 2상에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백신 개발에 성공한 SK케미칼은 올들어 식약처로부터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의 허가를 받았다. SK케미칼 역시 독감백신에 이어 폐렴구균, 대상포진, 자궁경부암 백신 등이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상포진 백신은 오는 2017년 1분기에 출시 예정이며 폐렴구균 백신은 화이자와의 특허소송 결과에 따라 출시일이 결정된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임상1상에 있다.

     

    특히 SK케미칼이 개발중인 백신 품목군은 현재 다국적제약사들이 주로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백신 주권을 찾고, 해외 시장으로 저변을 확대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 유바이오로직스 공장 전경ⓒ유바이오로직스
    ▲ 유바이오로직스 공장 전경ⓒ유바이오로직스

     

     

    ◇유바이오로직스, 국제백신연구소(IVI) 기술이전
    '국내 최초' 경구 콜레라 백신 개발 및 생산

     

    '유비콜'은 바이오 기업 유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는 불활화 경구용 콜레라 백신으로, WHO의 사전적격성평가 인증(PQ)을 지난 12월 23일 획득했다. 유비콜은 2회 경구 투여 백신으로 풍토성 및 유행성 콜레라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1도즈 바이알 형태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돼 개발도상국가들의 대규모 예방접종 사업에 사용될 전망이다.

     

    경구 콜레라 백신 상용화는 세계에서는 두 번째이며 국내에서는 최초이다. 유비콜의 개발은 국제백신연구소의 기술이전 이후 인체 대상 연구에 앞서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동물 독성시험 등을 포함하는 비임상시험으로 시작됐다. 일정한 품질규격을 확보한 연구 및 임상용 시료들이 춘천에 소재한 유바이오로직스 cGMP (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시설에서 생산됐다.

     

    이어 임상 1상 시험이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됐고, 필리핀에서 시행된 임상 3상시험에서 인체에 안전하고 면역 유도 효과가 매우 높다고 확인됐다. 이후 지난 1월 28일, 식약처의 수출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WHO에 사전적격성평가 신청이 이뤄진 것.

     

    유비콜의 개발은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 한국, 스웨덴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또한 글로벌헬스투자펀드(게이츠 재단 등이 출연한 투자펀드), 서울 글로벌바이오메디칼 신성장동력투자펀드와 한국투자 글로벌프론티어펀드,  녹십자 등도 유바이오로직스에 재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 ▲ 국내 최초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유바이오로직스
    ▲ 국내 최초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유바이오로직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는 2016년에 600만 도스를 공급하기 위해 생산을 시작했으며, 완제 생산은 WHO에서 기인증된 녹십자 화순공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유바이오로직스 측은 "2015년 10월 유니세프로부터 조건부 주문을 받았기에 조만간 장기공급계약이 이루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앞으로 백신 개발 및 제품화의 지원을 통해 백신 자급율을 높여 국내에서 인플루엔자 대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