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매출 10%↓-영업이익 29%↓ 하락올 상반기 가동 앞둔 M14에 집중 투자… "48단 3D 낸드 내놓을 터"
  • ▲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반도체 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SK하이닉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분기 연속 지켜왔던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벽도 결국 무너졌다.

    하지만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본격 가동에 들어갈 M14 공장이 하반기 성적표를 책임질 반전의 카드로 떠오르면서 희망을 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6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0%, 29%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매출은 5조1480억원에서 4조416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조6670억원에서 9890억원으로 줄었다. 8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금자탑이 무너진 셈이다.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 데다 같은 해 3분기까지 이어진 환율 효과가 빠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PC와 모바일 D램(DRAM)의 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 크면서 마진율을 떨어뜨렸다. 줄어든 수요만큼 가격이 동반 하락한 것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월에 3.38달러였던 D램 가격(DDR3 4Gb 단품 가격)이 12월에는 1.72달러로 무려 49%나 낮아졌다.

    낸드(NAND)플래시 제품군 역시 애플의 아이폰6S 판매량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저조했다. SK하이닉스는 아이폰6S에 eMMC(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칩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이 같은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주력 사업인 D램에 대한 업황이 당분간 기대치를 계속 밑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노리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출발선에서부터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저조한 PC D램 수요가 1분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PC D램 재고 조정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모바일 D램도 평균 판매단가 하락률이 10%대까지 낮아지면서 실적을 갉아 먹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메모리반도체 수요 둔화와 중국 반도체 기업의 부상 등 대내외적 악재까지 겹치면서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D램 시장은 지난해보다 20% 정도 축소된다.

    하지만 최근 일부 가동에 들어간 M14 신규 공장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경기도 이천에 부지 면적 약 1만6000평, 연면적 약 2만평인 반도체 생산라인 M14의 1단계 공사를 마무리했다.

    올해는 2단계 공사를 위해 클린룸과 전력, 환경 등 기반시설 구축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이미 기존 M10 공장의 장비를 M14로 이전하는 작업을 상당 부분 매듭 지은 상태여서 빠르면 올 상반기 중 공장을 정상적으로 돌릴 수 있다.

    M14는 M10 생산라인을 대체하기 위해 구축됐다. 올해까지는 M10을 유지하면서 M14 생산능력이 확보되는 시점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M14 공장에서 48단 3세대(3D) 낸드플래시를 양산 계획이다. 현재 이 공장 2층에 3D 낸드플래시 양산 설비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함과 동시에 스마트폰 업체들의 고사양 낸드플래시 채택률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한 대응책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20나노 초반급 D램과 10나노 후반급 3D 낸드플래시 생산이 이곳에서 집중될 전망이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오는 2021년까지 SK하이닉스 M14 매출이 국내 경제에 55조원의 생산 효과와 21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긍정적인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시장 여건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 "다만 M14를 통해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메모리반도체 2위의 자리를 보다 견고히 지킬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