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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을 기점으로 증권가의 M&A(인수합병)러시가 당분간은 소강상태에 접어들 예정이다. 다만 그 기간 동안 M&A에 성공한 증권사들이 실제로 약속된 덩치를 키워 업계의 파이 키우기까지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분간 증권업계의 마지막 M&A대어 현대증권은 KB금융지주가 가져가게 됐다. 현대증권의 매물 출회 자체는 업계의 판도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새 주인 여부에 따라 업계 1위가 바뀔 수도 있던 이슈였다.
그만큼 증권업계 순위(자기자본 기준)는 최근 몇년 전 까지만 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3년전만 하더라도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은 2조원대에 머물렀다.
반면 지난 2011년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을 진입 자격으로 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 IB)' 제도를 신설해 헤지 펀드의 핵심인 프라임 브로커 업무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렸다.
2011년만 해도 KDB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이 2조8000억원대의 자기자본을 기록 중이었고, 현대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2조6000억원, 한국투자증권이 2조4000억원 수준의 자기자본을 보유했다. 금융당국의 정책에 따라 이들 증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3조원을 채워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요건을 갖췄다.
다시 시작된 판도변화는 NH발로 시작됐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하면서 자기자본 4조6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자기자본 5조 대 증권사 출현을 기다리게 됐고, 올해는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하며 자기자본 4조원 수준의 증권사가 한 곳 더 늘어나게 됐다.
자기자본 6227억원의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하면 자기자본은 3조900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통합법인은 연내 출범하는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5조8000억원)과 NH투자증권(4조5028억원)에 이어 업계 3위로 점프하게 된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2조원대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는 두배 이상 규모가 뛴 셈이다.
최근 몇년 동안 M&A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한 증권사들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증권사가 큰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규모를 키웠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구)NH농협증권, 미래에셋증권, KB투자증권은 모두 자신들보다 규모가 큰 (구)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퀀텀점프에 성공했다.
증권사들의 덩치키우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로도 여전히 자기자본 확대에 갈증을 느끼며 2020년 까지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잇따라 패배했던 한국투자증권도 메가증권사 도약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지난해 자기자본 3000억원대의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자기자본 1조원을 넘어선 뒤 7월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1조6800억원 수준으로 키웠다. 자기자본을 키운 직후인 지난해에는 287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몸집 키우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업계 내 M&A 역시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덩치 키우기 작업을 업계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자본금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위험에 대해서도 최대한 감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영업이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 중"이라며 "여전히 글로벌IB에 비해서는 규모가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 수준에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