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KFC, 배스킨라빈스 등 인기 캐릭터 제품 활용한 한정판 마케팅 펼쳐"외식업체 본질보다 반짝 마케팅에 치중" 지적
  • ▲ KFC는 3000원 이상 구매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인형을 6000원에 판매한다. 사실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마케팅이다.ⓒKFC
    ▲ KFC는 3000원 이상 구매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인형을 6000원에 판매한다. 사실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마케팅이다.ⓒKFC


    외식업계가 캐릭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브랜드 홍보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자 고객 사은품 역할을 하던 캐릭터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외식업체가 제품 개발이나 고객 서비스 확대보다는 프로모션에만 치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스트푸드,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 외식 업체들이 카카오 프렌즈, 네이버 라인, 스폰지밥 등 인기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행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21일부터 1만9000원 이상 구매시 카카오프렌즈 여행 파우치 3종 세트를 2000원에 판매한다. 31주년을 기념해 파인트(7200원) 이상 구매시 컵 커버, 피규어 등 스누피 아이템도 선보였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지난달부터 스폰지밥 도넛 3개와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3개, 비치타월세트로 구성된 '씨월드 세트(1만8000원)'와 더즌 구매 시 비치타월과 비치백으로 구성된 '비치타월세트(1만원)' 등 스폰지밥 캐릭터 활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매장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시 1000~6000원 내외의 추가 금액을 받고 캐릭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캐릭터 제품만 따로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캐릭터 제품은 '한정판'으로 판매된다. 매장 오픈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이벤트 상품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업의 본질을 잃었다는 논란의 중심에서도 캐릭터 상품 판매를 멈출수 없는 이유다. 
     

  • ▲ 배스킨라빈스 카카오프렌즈 여행파우치 ⓒBR코리아
    ▲ 배스킨라빈스 카카오프렌즈 여행파우치 ⓒBR코리아



    캐릭터 제품의 인기가 높다보니 인터넷에서 웃돈을 얹어 되파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KFC가 지난 16일부터 판매하는 카카오프렌즈 시리즈는 매장에서 3000원 이상 제품 구매시 개당 6000원에 살 수 있다. 행사 시작과 동시에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는 해당 제품을 개당 2만원에 판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판매가보다 3배 이상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5개 제품 모두 순식간에 판매가 완료됐다.

    현재로서는 한정판 제품을 대량으로 사 모은 뒤 비싸게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한정판 되팔기' 꾼들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중고나라'는 한정판 되팔이의 중심이라는 비난을 받자 지난 2014년 "현재 (맥도날드)해피밀 슈퍼마리오 피규어를 되팔겠다는 글이 게시판에 여러 건 올라오고 있다"며 "카페 내 자체 규정사항인 '한정 상품의 프리미엄가 판매(비매품, 사은품의 경우 포함) 금지'에 어긋난다"고 선언한바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단속은이뤄지지 않는 듯 보인다.  

  • ▲ KFC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제품(좌)과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올라온 제품 판매글 ⓒKFC, 중고나라 캡처
    ▲ KFC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제품(좌)과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올라온 제품 판매글 ⓒKFC, 중고나라 캡처




    '한정판 캐릭터' 제품 행사의 원조격인 맥도날드는 해피밀 세트 구매시 다양한 캐릭터 장난감을 증정하거나 판매하는 이벤트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행사 때마다 조기 품절 사태를 빚어 '해피밀 대란'이 이슈로 떠오르는가 하면 '인형 사면 해피밀 세트 준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일본 만화 캐릭터인 '몬치치' 피규어 8종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8종을 모두 소장하기 위해 여러 매장을 돌며 해피밀 세트를 사는 소비자들까지 등장했다. 맥도날드는 '몬치치' 외에도 슈퍼마리오, 헬로키티, 스누피, 원피스, 미니언즈 등 다양한 인기 캐릭터 제품을 선보이며 '캐릭터 열풍'을 주도했다.

  • ▲ 맥도날드 해피밀토이 몬치치 피규어 8종ⓒ맥도날드
    ▲ 맥도날드 해피밀토이 몬치치 피규어 8종ⓒ맥도날드



    업계 관계자는 "해피밀 대란 때마다 몇 고객이 해피밀 세트를 여러개 주문하더니 증정품인 인형만 챙기고 햄버거 등 음식을 그대로 버리고 가는 걸 봤다"면서 "고객을 위한 행사인 것은 분명한데 음식을 판매하는 외식 매장의 본질을 잃은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메르스 여파와 웰빙으로 대두되는 건강한 식문화가 폭넓게 퍼지면서 국내 외식업체가 상당히 침체 돼 있다"면서 "인기 캐릭터를 앞세우면 쉽고 빠르고 효과적인 홍보가 가능할뿐만 아니라 매장으로 고객을 유인 할 수 있어 많은 외식업체들이 캐릭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외식업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는 한 캐릭터 마케팅은 매년 별 의미없이 반복되는 상술일 뿐 장기적인 매출이나 영업이익 확대로는 결코 이어질 수 없다"면서 "반짝 이벤트가 아닌 제품으로 승부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이나 아이디어 혁신 등 신선한 도전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