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확보 위한 자연스러운 경영활동높은 매입비용 수요자 부담으로 작용

  • 중견건설사들이 토지매입에 과감한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택지지구 공급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래먹거리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이달 고양시 덕은지구 A2블록을 확보했다. 중흥건설은 앞서 진행된 경쟁입찰에서 LH 공급예정금액 1704억3872만원 보다 460억원 높은 2164억5900만원을 써냈다.

    A2블록 사용시기는 2019년 3월31일 이후다. 중흥건설은 전용 60㎡이하 391가구(임대)와 전용 60∼85㎡ 503가구(일반분양)를 조성할 수 있다.

    이번 입찰에 자금력이 우수한 건설사들이 대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서울에 인접한 택지지구에다가 인근 향동지구가 최근 분양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업성이 우수한 택지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수도권 택지지구는 사업성이 우수해 토지비용을 높은 금액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8·25 가계부채대책을 통해 택지지구 공급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최근 몇 년간 주택사업 호조세로 현금을 확보한 건설사들이 토지확보에 집중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는 중견건설사가 보유한 사업구조 탓이 크다. 택지지구 확보는 기업생명과 직결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수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대형사 공세에 사업확보가 쉽지 않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수주실적이 높아지고 있지만 불안정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서울지역을 수주해야 수익성 높은 사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사업성이 우수한 토지를 확보하는 것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며 "중견건설사 입장에서 우량한 택지를 확보하는 것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반도건설도 경쟁입찰로 진행된 옛 안양경찰서 부지를 매입했다. 안양시가 정한 최저입찰가 294억원보다 39% 높은 408억원을 써내 품에 안았다.

    반도건설은 주상복합을 조성해 내년 분양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체 보유한 상가 브랜드 '카림애비뉴' 경험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사업성 분석 결과 적절한 규모와 우수한 입지로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적용하면 적절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토지매입은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건설사는 원가비 상승을 만회하기 위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다. 이는 수요자에게 부담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향후 분양시장 분위기를 예측할 수 없는 것도 위험요소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시기를 놓친다면 건설사는 추가적인 금융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의 연속성을 고려한다면 높은 비용을 감당하더라도 토지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업성을 분석하고 입찰가를 산정한 만큼 수익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