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강판가격, 2015년 12월 톤당 8만원 인하한 이후 인상 못해인상폭, 톤당 6~9만원 예상...협상 장기화시 낮아질 수도
  • ▲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냉연코일.ⓒ현대제철
    ▲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냉연코일.ⓒ현대제철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이 지지부진 모습이다. 모기업인 현대기아차가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 요구에 반발, 4개월째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협상 타결이 미뤄지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요인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지난 2월부터 현대기아차와 진행 중인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이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실적 부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지속되며,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모기업인 현대기아차에 일방적인 가격 인상을 주장할 수 없는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속으로만 끙끙 앓는 모습이다. 대외적으로는 곧 타결될 것이라 밝히고 있지만, 순탄치 않은 분위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수개월째 협상 타결 소식이 들리지 않자, 업계 안팎에서 부정적 기류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현대제철이 요구하는 인상안에 끝내 합의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현대제철 측은 가격 협상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기간을 정해놓지 않은 만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시간을 갖고 끈기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금처럼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이 주목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면서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조만간 가격 인상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낙관했다.

     

    현대제철의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그간 현대제철이 여러번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경정공원에서 열린 철강사랑마라톤대회에 참석한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은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은 이달 내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같이 자리한 김영환 부사장 또한 "협상이 거의 마무리됐다. 일부 조율만 남아있는 상태다"라고 답했다.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차와 마지막으로 자동차강판 가격을 조정한 시점은 2015년 12월이다. 당시 현대제철은 톤당 8만원 인하하는데 합의한 이후 아직 인상을 못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연료탄 등 원료가격이 급등해 원가 부담은 크게 늘어났다. 이에 김영환 부사장은 올해 초 기업설명회에서 "원료가격 상승분을 반영하면 톤당 13만원은 올려야 한다"며 "그 수준에서 가격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인상폭은 여기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폭은 톤당 6만~9만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계속 이렇게 늦춰지면 이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