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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공사 서관 1층 대강당엔 500명 넘는 인파가 운집했다. 대강당에 마련된 200여 좌석이 모자라 통로에 앉거나 아예 강당 바깥에 서서 TV를 통해 강당 안의 상황을 살피는 이들로 복도가 마비될 정도였다.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모인 이유는 인천공항공사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공청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화' 1호 공공기관인 만큼 이날 공청회에 쏠리는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높았다. 게다가 현재 정규직 전환을 두고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많은 이들을 공청회장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에서도 이렇다할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정규직 전환을 위해 실시한 2개 연구용역 결과가 공개됐는데, 용역기관별로 정규직 전환 규모가 6배 가량 차이가 났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9838명으로 추정하며 2개 안을 내놨다. 1안으로는 공사 직접고용 854명(9%), 자회사 고용 8984명(91%), 2안으로는 공사 직접고용 1106명(11%), 자회사 고용 8732명(89%)를 제시했다.
반면 한국노동사회연구소(고려대노동문제연구소)는 공사 직접고용 최대화에 초점을 맞춰 4개 안을 내놨다. 정규직 전환 대상은 9492명, 8201명으로 추정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이 9492명인 경우 1안으로 공사 직접고용 9384명(99%), 자회사 고용 0명, 용역고용 108명, 2안으로 공사 직접고용 6452명(68%), 자회사 고용 2932명(31%), 용역고용 108명. 3안으로 공사 직접고용 5650명(60%), 자회사 고용, 3734명(39%), 용역고용 108명, 4안으로 공사 직접고용 3221명(34%), 자회사 고용 6163명(65%), 용역고용 108명을 제시했다.
전환 대상을 8201명으로 가정한 경우 1안으로 공사 직접고용 8093명(99%), 자회사 고용 0명, 용역고용 108명, 2안으로 공사 직접고용 5161명(63%), 자회사 고용 2932명(36%), 용역고용 108명, 3안으로 공사 직접고용 4504명(55%), 자회사 고용 3589명(44%), 용역고용 108명, 4안으로 공사 직접고용 2196명(27%), 자회사 고용 5897명(72%), 용역고용 108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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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법인의 형태를 두고도 차이를 보였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환경미화, 공항시설관리, 보안검색, 경비 등 4개의 별도 독립법인을 설립해 독자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시했지만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보안·경비·검색업무를 전담하는 보안방재공사를 설립해 직접고용에서 제외되는 인원 전원을 고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공사 홈페이지에 개설해 운영키로 했다. 지난 5월12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 발표 이후 일부 협력사 비정규직 직원 채용 과정에서 부정이 발생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처다.
인천공항공사는 자격 기준에 미달하거나 친인척을 채용하는 등의 협력업체 부정 채용 사례 신고가 접수되면 강도 높게 조사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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