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안 여전히 불투명… 굴지 해외기업과 싸움 버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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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대우전자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대유위니아가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대유는 이번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까? ⓒ 각 사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 인수전에서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동부대우 전체 지분의 약 45%를 차지하는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대유 측이 FI와의 협상을 재차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그동안 대유는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인수 방안 등을 제시해왔다. FI가 대유의 제안에 난색을 표하자 대유도 막바지 수정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유의 대안은 유상증자를 최소화하고 FI 지분을 절반 이상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는 대유의 이번 제안에도 '강력한 한방'이 빠졌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당장 자금을 회수해 손을 털고 싶은 FI 입장에서는 대유의 제안이 그리 매력적이진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FI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도 불투명하다.
대유 측은 앞서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인수 방안을 FI에 제시했다. 대유가 동부대우의 최대주주가 돼 구주를 사들이고 신주 발행에 참여해 경영정상화를 꾀한다는 복안이었다. 방안대로라면 FI가 대유와 동부그룹에 이어 3대 주주로 밀려나게 된다.
1900억원에 달하는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는 것이 목적인 FI는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는 게 당연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FI가 대유를 인수 후보에서 이미 배제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이후 대유 측은 500억원의 그룹유보금을 인수에 투입하고 자금 마련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FI의 반응은 다를 바 없었다.
업계는 FI 측이 협상 가격을 2000억원 대 아래로는 떨어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원금 1350억원과 5년 치 이자를 회수하기 위한 본전이다. 이대로라면 대유보다 우월한 자금력을 가진 해외 입찰자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대유는 현재 이란 엔텍합, 터키 베스텔 등 해외 가전 업체와 인수전에서 경쟁하고 있다. 자국에서 시장 1, 2위를 다투는 이들 회사는 자금 조달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유는 입찰에 참여한 유일한 국내 업체로서 동부대우 광주공장 유지,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을 인수전의 유리한 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유가 지역 여론에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결정적인 변수인 자금 없이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회수를 통해 당장 손을 털고 싶은 FI 입장에서 이번 대유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며 "최소 2000억원 대로 예상되는 매각 가격을 충족시킬 확실한 자금 조달안 없이는 이번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