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단지별 공시가격 상승폭 달라이의신청 속출…절차 어려워 집주인 '발동동'국토부 "같은 아파트여도 시세상승률 다르다" 해명
  • ▲ 지역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국토교통부
    ▲ 지역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국토교통부

    올해 서울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폭이 12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집주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보유세 급등에 따른 불만도 크지만 무엇보다 인상률이 지역·단지별로 '들쭉날쭉'한 것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의견제출 요건이 한정돼 있어 집주인들의 문제제기 조차 쉽지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률은 평균 5.3%로 지난해와 비슷하다면서 지난해 가격이 많이 오른 단지를 중심으로 현실화률을 제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 전국 평균치의 7~8배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인 단지가 나왔다. 실제 서울 동작구 소재 '대방경남아너스빌'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4억6800만원이었던 공시가격이 올해 6억4000만원으로 36.8% 상승했다.

    용산구 산천동 소재 '리버힐삼성' 전용 59㎡ 역시 3억5800만원에서 37.2% 급등한 4억9100만원의 공시가격이 책정됐다. 경기도 용인시 소재 '성호샤인힐즈' 전용 84㎡는 전년 대비 50% 상승하기도 했다.

    아울러 단지 내 또는 인근 단지와 인상률에 차이를 보이면서 집주인들의 불만이 크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홍은벽산아파트' 전용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3억6400만원으로 전년(2억9100만원) 대비 25% 가량 급등했다. 국토부가 밝힌 서대문구의 평균 공시가격 변동률(15.03%)을 웃돈다. 이 아파트이 시세는 5억5000만원으로 시세반영률은 60% 안팎이다.

    하지만 지난해 초 입주한 인근 지역 '북한산더샵' 전용 84㎡의 공시가격은 5억3600만원으로, 시세(10억원) 반영률은 5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인근 지역에서도 시세 반영률에 차이가 크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8차' 52㎡ 아파트는 올해 공시가격이 9억2800만원으로 41% 올랐지만 실거래가(14억7500만원)와 비교해 시세 반영률이 63%선에 그친다.

    반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82㎡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13억6800만원으로 시세(18억1000만원) 대비 현실화율이 75.6%에 이른다. 이 아파트 공시가격은 작년 12억5600만원에서 8.9% 올랐다. 공시가격 인상폭이 큰 단지일수록 현실화율은 더 떨어졌다. 

    한편 아파트 소유자들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잠정안에 대해 상향·하향조정을 요구하는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기초 정보상이(면적, 층 등) ▲실거래가와의 차이 ▲단지 간 가격균형 미흡 ▲단지 내 가격균형 미흡 등으로 구분해 다음달 4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이 내용을 참고해 다음달 30일에 최종 결정된 주택가격을 결정·공시하게 된다.

    하지만 집주인들이 직접 실거래가를 조사해야 하고 단지별 공시가격을 취합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또 단지 내 또는 인근 단지와의 가격 차이보다는 주변지역과의 인상률 차이 등에 불만이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공시가격에 대한 불만을 담은 청원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게시글은 "정부가 세수를 확보하려 해 공시가격이 급등했다"며 "이로 인한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세율을 다소 조정하고 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의 기초가 되는 시세는 해당 물건의 실거래가 뿐만 아니라 감정평가 선례, 주택매매동향, 민간 시세 정보, 매물정보 등 다양한 가격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조사한 것으로 특정 시기의 일부 실거래가나 매도호가를 토대로 제공되는 시세정보만을 가지고 비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같은 단지 내에서도 평형이나 개별 호별로 시세상승률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일한 평형이라도 층, 조망, 향 등에 따라서 시세가 다른 것이 일반적이므로 공시가격도 다를 수 있다"며 "공시가격에 반영한 시세변동률과 주택동향 통계는 목적, 생산방식, 표본 수 등의 차이로 인해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