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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인수전의 열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SK네트웍스가 본입찰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외국계 3파전으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남은 후보는 중국 하이얼그룹,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칼라일, 베인캐피털 세 곳이다. 이들도 웅진이 희망하는 2조원 이상의 매각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후보가 웅진과 가격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본입찰 일정이 재차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쟁 구도 형성에 주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였던 SK의 포기로, 딜 자체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업계는 SK네트웍스가 인수 가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K는 렌탈 자회사인 SK매직에 우선 집중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코웨이 인수전 참여로 미뤄뒀던 SK매직 상장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웅진그룹은 코웨이 지분 25%를 확보하는데 1조9000억원을 투입했다. 이런 이유로 웅진은 2조원 이상의 가격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도 주당 10만원을 넘겨 팔긴 힘들다는 시각이다. 주당 10만원을 기준으로 해도 매각가는 1조8000억~90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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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진코웨이 매각 주요사항 ⓒ 조현준 그래픽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 곳곳에선 본입찰이 재차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웅진코웨이 본입찰은 두 차례 연기됐었다. 매각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당초 9월 초였던 본입찰 일정을 같은 달 25일로, 이달 10일로 미룬 바 있다.
SK를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는 인수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시장의 평가도 있다. 중국 하이얼은 매각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며, 글로벌 PEF 칼라일과 베인캐피털은 최근 인터뷰 등에서 인수와 관련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경쟁 구도를 만들 SK가 본입찰에서 빠져 외국계 인수 후보 세 곳이 적극적으로 거래를 완주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후보와 웅진의 희망 가격 격차가 큰 데다, 웅진은 재정안정 측면에서 자금을 확보해야 해 협상 여지가 적은 게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