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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미국에서 수소트럭 개발업체인 '니콜라' 투자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지만, 향후 수소충전소 구축 등 수소산업 활성화에 따라 관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은 사업 내용이어서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시너지 창출이 어느정도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수소사업이 화려한 첫 발을 내딛고 있으며, 벌써부터 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11월 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벤처기업 니콜라의 지분 6.13%를 확보했다. 니콜라는 수소트럭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체이다. 니콜라는 지난 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기업가치가 122억 달러로 뛰어 올랐다. 한화가 보유한 니콜라의 지분가치도 7억5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니콜라는 2023년에 수소트럭을 상용화할 계획이며, 이미 1만4000대 선주문을 받아 놓은 상태다. 이런 성장 가능성이 나스닥 대박으로 이어졌고, 한화그룹 역시 니콜라의 이런 점에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했다. 그 중심에는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현 한화솔루션 부사장)가 있었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향후 니콜라의 수소사업 확대에 따라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니콜라는 2027년까지 미국에 수소충전소 800여개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 계열사들도 전방위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화에너지는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고, 한화큐셀은 태양괄 발전에 필요한 모듈을 공급한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했으며,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개발 중이다.
다만, 사업 내용이 구체화되지는 않았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예를 들어 한화종합화학의 경우 수소충전소 운영 경험이 없고, 어느 정도 규모의 수소충전소가 건립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80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모두 독점으로 운영하는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 한화그룹은 니콜라가 추진하는 수소산업 활성화에 지분 투자를 통해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즉, 수소충전소에 공급되는 전력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공급할 수 있고, 그것을 한화에너지와 우선적으로 협상해서 계약할 권한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나온 것이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매출이나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며 “상용화된 수소트럭이 나오고 수소충전소 구축이 본격화될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한화그룹 역시 신중한 모습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니콜라의 사업계획과 비전에 투자를 결정했고, 관련 사업들을 추진할 때 우리가 우선적인 협상권을 갖고 있다”며 “향후에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서 니콜라와 협상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