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주거시설 낙찰가율 97.3%서울 아파트는 대부분 첫 경매에서 30% 안팎 웃돈에 낙찰오는 9월까지 서울 아파트 경매 '22건'
  • ▲ 서울 송파구 가락동 '극동아파트' 모습.ⓒ지지옥션
    ▲ 서울 송파구 가락동 '극동아파트' 모습.ⓒ지지옥션

    최근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인기가 치솟고 있다. 정부가 '6·17부동산대책'과 '7·10보완조치' 등으로 규제 대상 지역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경매시장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 송파·강남구 일대 매물은 수십명이 입찰에 참여해 30% 이상 웃돈이 붙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24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경매 진행된 주거시설(아파트·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의 낙찰률은 41.2%로, 전월 대비 2.2%포인트(p) 올랐다. 이는 지난 2월(46.2%) 이후 4개월 만에 40%선을 넘어선 수치다.

    낙찰가율도 97.3%를 기록해 지난해 11월(98.3%) 전국 1위를 기록한 뒤 7개월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달 초 용산구 한강로2가 대지면적 29㎡짜리 단독주택 입찰에 45명이 몰린 것이 대표적이다. 낙찰가는 12억1389만원으로 감정가(6억688만원)의 2배에 낙찰됐다.

    이달 들어서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5일 동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전용 84㎡는 첫번째 경매에서 31명이 응찰에 참여했다. 그 결과 감정가 10억2000만원보다 30% 뛴 13억2370만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같은 날 경매 진행된 양천구 목동 '건영아파트' 전용 84㎡도 24명이 입찰해 감정가(4억51000만원)보다 35% 비싼 6억8861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지난해 말까지 강남권 인기 아파트도 경매 시장에 나오면 1~2회 유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첫 번째 입찰에서 웃돈을 주고 매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일반 매매와 달리 경매는 자금출처조사 부담이 없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적용도 받지 않는다"며 "현금 여윳돈을 가진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앞으로 두달 간 서울에서 경매 진행되는 5억원 이상 아파트는 22건에 달한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송파구 잠실동 인근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일대 매물에는 높은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는 27일 동부지법5계에서 경매 진행되는 송파구 가락동 '극동아파트' 전용 149㎡가 눈에 띈다. 감정가 13억2500만원으로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을 갚지 않아 경매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분석결과, 지난 6월 같은 평형이 13억5000만원에 실거래되는 등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송파구 장지동 '위례24단지' 전용 59㎡도 다음달 3일 첫번째 경매가 진행된다. 감정가는 8억8000만원으로, 최근 인기지역으로 손꼽히는 위례신도시에 2013년 지어진 비교적 새 아파트다.

    같은 평형 18층이 지난해 10월 9억8000만원에 실거래되기도 했다. 다만 1층에 위치해 이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낙찰될 것으로 보인다. 층간소음 등을 걱정하는 어린아이를 둔 신혼부부 등에게 유리한 물건이다.

    오는 9월 16일에는 강남구 청담동 '삼호빌라' 전용 229㎡의 3번째 경매가 진행된다. 지난 22일 두번째 경매에서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31억2400만원)의 80%인 24억9920만원으로 떨어졌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청담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 전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경매는 예외다. 최저 입찰가도 감정가의 60%인 19억9936만원까지 떨어져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