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유일, 12일 백악관 화상회의 참석이재용 부회장 대신 최시영 사장 나갈 듯재계 "삼성, 오스틴 공장 투자 결정 빨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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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주최하는 반도체 공급망 확충 회의에 초대받은 삼성전자가 미국 정부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1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이 주최하는 반도체 공급망 확충 회의(화상 CEO 서밋)에 참석한다. 현재 구속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의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번에 글로벌 기업들을 불러 모은 것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타격을 줄이기 위해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체계를 강화하고, 자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중이고, 미국내 많은 고객을 확보한 삼성전자에 백악관이 상당한 청구서를 내밀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재계에선 백악관이 12일 화상회의에서 자국 내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실태를 파악하고, 반도체 기업에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 증대와 동시에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거의 생산하지 않는 삼성전자가 미국의 요구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려야 하는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대한 미국 내 투자 압박도 거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추가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오스틴을 유력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그러나 지난겨울 한파로 전력 공급이 중단돼 삼성의 오스틴 공장이 셧다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셧다운 여파로 인한 매출 손실은 약 3000억원 가량으로 삼성은 텍사스주와 새로운 인센티브 규모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결정이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다"라면서도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삼성이 미국의 투자 결정을 서두를 경우 대중국 사업 전략에 부담"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는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으로 중국 역시 반도체 공급망 확충을 빌미로 삼성에 대규모 투자를 요구할 수 있어서다.
한편 백악관 회의에는 삼성전자 외 대만의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 구글 모회사 알파벳, AT&T, 포드, GM, 글로벌 파운드리 등 19개 기업이 참석한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