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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 규제개혁 독립차관制 신설해야"

규제 만든 공무원이 순환보직으로 규제혁파한경연, 국무조정실 산하 차관급 전문조직 제언디지털 융합시대 개별 규제 한계"포괄적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해야"

입력 2021-11-02 11:00 | 수정 2021-11-02 13:13
"공무원은 법을 만들고 규제하는 게 직업인 사람들 입니다. 그런 공무원에 규제를 푸는 일을 주면 또다른 규제를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규제개혁을 전담하는 독립조직이 필요하다는 재계의 지적이 제기됐다. 규제를 만드는 공무원이 순환보직으로 규제개혁 부서에 잠시 머물러서는 실질적인 규제개혁이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일 '4차 산업혁명과 규제개혁' 보고서를 통해 차기정부는 규제개혁 노하우가 정부 내 축적될 수 있도록 규제개혁독립차관제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정권과 무관하게 규제개혁을 꾸준히 추진하는 전문성을 갖춘 독립적 행정조직이 필요하다"며 "국무조정실 내 차관급 규제개혁독립부처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미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의 파괴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에는 과거 수준의 전문성으로는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부 조직에서 규제개혁을 담당하는 부서는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산하 규제조정실이다. 보고서는 이 부서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차관급 조직으로 확대개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태규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순환보직과 파견에 따른 정원운영으로는 규제개혁 노후의 축적이 어렵다"며 "규제개혁에 전문성을 가진 관료양성을 위해서도 독립차관제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안되는 것 빼곤 다 되도록… 선제적 규제정비 시급

보고서는 현재 규제 샌드박스가 규제개혁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 제도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는 것이 과제라고 전망했다. 규제를 만들고 다시 없애는 불필요한 과정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신산업 융합분야에서 선제적 규제정비를 추진해 규제 샌드박스 특례 필요성을 줄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 불합리한 규제는 선제적으로 제거해 사업자가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디지털 금융혁신 동향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규제 샌드박스의 한계도 지적했다.

디지털화로 각종 산업이 융복합되기 때문에 개별법에 따른 규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민박관련 규제를 예로 들면서 외국인 도시민박과 농어촌 민박이 구분돼 있고 법률과 관할 부처도 달라 민박 관련 융합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상당한 불편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 자체의 효용성 및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사업자와의 이해충돌,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의 반대, 정치권의 합의 실패 등 사업 자체의 문제가 아닌 장애로 규제해소가 지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의 문제가 아닌 이유로 규제개혁을 위한 법령 제·개정이 지연될 경우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칸막이 규제 안 돼… 디지털 융복합 금융혁신 앞장서야

한경연은 지난 9월 카카오페이, 토스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금융상품 중개 논란에 대해서도 결국 칸막이 규제가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금융산업의 권역별 규제 탓에 온라인 금융플랫폼 기업이 개별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대리, 중개업자로 사업을 수행하기가 매우 어렵고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많아 실질적인 금융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가 없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핀테크 기업 성장과 역할 확대로 금융 융복합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다. 지금과 같은 금융산업 칸막이 규제 하에서는 금융혁신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때문에 차기정부는 금지된 사항 외에 모두 허용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을 전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별 사안 중심으로 규제완화로는 급변하는 기술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금융혁신 동향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는 기능별 규제방식, 즉 은행, 보험, 증권 등에 대한 개별적 규제가 아닌 전체 금융 기능 중심의 관리감독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태규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회사 간 구분이 모호해지고 금융과 테크기업의 융합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업권별 규제는 미래에 다가올 금융환경을 규율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기능별 규제로의 전환은 금융규제의 근본적 틀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충분히 검토해야 하며 차기정부에서 이를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종현 기자 ajh@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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