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에버차지' 쌍두마차 영토확장 나서SK시그넷, 상반기부터 초급속 충전기 생산 예정美 정부 신차 판매 67% 전기차 대체 발표에 들썩
  • SK그룹이 배터리 북미 지역의 전기차 보급 확대에 발맞춰 충전소 시장 공략에도 한층 힘을 싣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충전기 생산기업 SK시그넷과 북미 전기차 충전 사업자 에버차지 등을 중심으로 현지 충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1998년 설립된 SK시그넷은 2021년 SK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2016년부터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미국 1위, 글로벌 2위 지위를 구축한 상황이다.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실적도 크게 상승했다.

    SK시그넷의 지난해 매출액은 1600억원을 기록했는데, 2021년(800억원)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영업이익은 35억원으로, 전년도 23억원보다 50% 증가했다. 

    실적 상승은 미국 내 1,2위 초급속 충전소 운영사업자(CPO)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 EA)와 EVgo로부터의 지속적인 수주가 해외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SK시그넷은 지난 1월 미국 상용차 전문 CPO인 테라와트 인프라스트럭처(Terawatt Infrastructure)와 첫 수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에 생산량도 크게 증가했다. SK시그넷의 지난해 생산량은 2021년 대비 1300대 이상 증가한 5300기를 생산했다.

    SK시그넷의 미국 텍사스 생산 법인(SK Signet Manufacturing Texas LLC)은 올해 6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설 공장 규모는 대지 면적 약 1만5000평, 건물 면적 4000평 규모로연간 1만 기 이상의 초급속 충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서 생산되는 제품은 350kW급 충전기로 미국 내에서 생산·조립된 최초의 초급속 충전기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한 만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기반한 바이 아메리카 규제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 SK시그넷의 해외 사업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K E&S는 미국 전기차 충전사업 선도기업인 에버차지를 지난해 인수했다. 지난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에버차지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뿐만 아니라 충전소 운영까지 가능한 충전 솔루션 기업이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지역에서 약 460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에버차지가 제조·판매 중인 충전기는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요구하는 전기차 충전기 형식 인증 (CTEP)을 업계 최초로 획득했다. 이들 충전기는 기존 와이파이보다 넓은 범위에서 사용 가능한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을 이용, 상대적으로 지하주차장 등 통신 여건이 불리한  곳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SK그룹의 이 같은 사업은 미국의 전기차 보급 확대 기조에 맞춰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32년까지 차량 배출가스를 56% 줄이고 신차판매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내용을 담은 차량 배출 기준 강화안을 공개했다. 새 규제안은 2027년식부터 2032년식 차량에 적용되며 6년간 단계적으로 차량의 이산화탄소(CO₂), 비메탄계 유기가스(NMOG)와 질소산화물(NOx), 미세먼지 등의 배출 허용량을 줄여가는 게 골자다.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는 강화된 기준을 맞추려면 내연기관차의 기술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어 배출량이 적은 전기차 판매 비중을 대폭 늘릴 수밖에 없다. EPA는 새 기준이 도입되면 전기차가 2032년식 승용차의 6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