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롭 선양' 총괄한 조현준 맥키스컴퍼니 마케팅실장 인터뷰"사람들이 귀찮아하는 요소 빼고,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체험 구성에 집중""오프라인 체험의 강력한 파급력 느껴, 단순 브랜드 노출 아닌 콘텐츠 기획이 중요""핵심은 제품력, 포트폴리오 강화 통해 수도권 및 해외 시장 저변 확대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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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브랜드 홍보관 느낌의 팝업 스토어로는 성수동에서 주목 받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요소는 다 빼고, 제대로 재밌게 놀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 공간을 마련해보자고 생각했죠. '플롭 선양'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팝업 성지'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엔 글로벌 명품 브랜드부터 신생 브랜드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들이 즐비하게 들어 서 있다. 매주 수십개의 팝업 스토어가 문을 열고 닫는 격전지에서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의 '어텐션(attention, 주목)'을 끄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최근 성수동 한복판에 배를 띄워 MZ세대들을 '퐁당' 빠뜨린 맥키스컴퍼니의 '플롭 선양'은 3주 동안 1만7800여명을 끌어 모으며 대표적인 팝업 성공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수도권에선 생소한 충청권 향토기업 브랜드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플롭 선양'이 MZ세대의 '어텐션'을 확실하게 받으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전략은 무엇일까.브랜드브리프는 '플롭 선양'을 총괄한 조현준 맥키스컴퍼니 마케팅실장을 만나 팝업 스토어와 관련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조현준 실장은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옛 사명을 내걸고 출시한 소주 '선양(鮮洋)'의 시장 확대를 고민하던 중, 선양에 대해 잘 모르는 서울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며 "파급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로 성수동을 택했고 일반적인 굿즈 판매나 브랜드 홍보관 정도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예산을 늘리더라도, 사람들이 제대로 놀 만한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플롭 선양을 기획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팝업 스토어의 테마인 '플롭(plop, '퐁당'하는 소리)'은 '선양'의 광고 카피에서 따왔다. 국내 최저 도수(14.9도), 최저 칼로리(298kacl)를 내세운 '선양'은 설탕은 물론 도수와 칼로리를 뺀 소주로, '세상 잘 빠진 소주, 선양에 빠졌다'는 카피를 TV 광고에 사용해왔다. 브랜드와 제품의 핵심 키워드인 '빠졌다'를 '플롭'으로 풀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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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실장은 "실제로 사람들을 빠뜨려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소주 뚜껑인 크라운캡으로 만든 보트를 띄워 사람들을 '퐁당' 빠지게 만드는 어트랙션을 구상했다"며 "크라운캡 보트를 제작하기 위해 에버랜드에서 배 제작하는 분을 직접 찾아갔고, 완성된 보트 6척을 인천 앞바다에 띄워 안전성을 점검했다. 팝업 내 안전 요원을 배치해 혹시 모를 안전 사고에도 철저하게 대비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오픈 첫 날, 평일이었음에도 예상보다 많은 고객들이 방문했다. 서울에서 처음으로 운영하는 팝업이다 보니, 성수동에 사람이 많아서 그런줄로만 알았다"며 "3일차 되던 날, 긴 줄이 늘어서기 시작하더니 오후 2시에 대기 접수가 마감됐다. 그제서야 '아, 대박났구나'를 실감했다"고 말하며 웃었다.그렇게 '플롭 선양'에 '퐁당' 빠진 고객들은 SNS에 자발적 '인증샷'을 올리기 시작했고, '성수 베네치아'로 입소문을 탄 '플롭 선양'은 삽시간에 인기 팝업으로 떠올랐다. 사전 예약 신청은 5일 만에 조기 마감됐고, 선양의 마스코트인 고래가 그려진 한정판 굿즈도 1만여 개가 팔려나가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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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실장은 '플롭 선양'의 대박 비결에 대해 "브랜드를 무작정 내세우기 보다, 방문객들의 체험과 경험에만 집중했던 것이 좋은 성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일반적으로 팝업에서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해시태그 이벤트나 인증샷 이벤트를 많이 하는데, 플롭 선양에선 고객들이 귀찮아하는 요소들을 모두 배제했다. 또한 방문객들이 집중해서 공간을 즐기고, 사진도 독립적으로 편하게 찍을 수 있게끔 내부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앞뒤 입장 간격을 조절했다"고 말했다. 최대한 많은 고객들을 받기보다, 방문객 한 사람 한 사람이 제대로 '플롭 선양' 콘텐츠를 체험하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그러면서 "'플롭 선양'을 운영하면서 오프라인의 강력한 힘을 절감했다"며 "온라인 홍보와 TV 광고도 물론 중요하지만, 오프라인에서의 직접 경험이 사람들에게 주는 강력한 파급력을 확인했다. 좋은 경험을 했을 때, 고객들이 이를 스스로 바이럴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콘텐츠의 중요성도 느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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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플롭 선양'을 두고, 맥키스컴퍼니의 본격적인 수도권 시장 진출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부산·경남 기반의 무학과 광주·전남 기반의 보해양조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수도권 시장에 진출해 고배를 마셨던 사례와 비교하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조 실장은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의 아들로, 지난 2016년 입사해 마케팅실을 총괄하면서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 전략 수립에도 관여하고 있다. 때문에 그의 최근 행보에 더욱 큰 기대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대해 조현준 실장은 "지방 인구가 줄고 시장도 축소되는 상황에서 지역 기반 주류 기업으로서 시장 확대는 당연한 과제이자 추구하는 방향성"이라면서도 "무작정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기보다는, 타깃층을 좁게 설정해 충성 고객을 만들고 점진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이어 "플롭 선양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에 선양의 등장과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선양 브랜드에 대한 수도권 소비자들의 인지도도 높아졌다. 중요한 것은 이를 제품 매출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수도권 내 유통망을 빠르게 넓혀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마실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플롭 선양 이후, 해외 수출 문의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다음 달 필리핀에 수출 물량이 나가고,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한 미얀마 공장 설립도 한창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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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조 실장은 "주류 기업의 본질과 핵심은 맛과 제품력이다. 소비자들을 끌어 당길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이에 맞는 아이템을 기획해 마케팅으로 풀어내 실제 매출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수도권은 물론 해외 시장까지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싶다. 마케팅적으로는 브랜드의 단순 노출보다는 '플롭 선양'처럼 소비자들이 재밌게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이벤트를 펼쳐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맥키스컴퍼니는 대전충남 지역 소주 전문 회사로 1973년 금관주조 주식회사로 시작해 1974년 선양주조주식회사, 2013년 맥키스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하고 전국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현재 대표 소주 브랜드인 '이제우린'을 비롯해 '선양', '린21', '사락' 등 4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매출액은 498억원 영업이익은 7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