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도 1%대 ↓ 한달 만에 2760선 후퇴'트럼프 피해주' 반도체·이차전지 파란불민주당 차기후보 확정 시 증시 반전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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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도 출렁이고 있다. 미국 대선을 107일 앞두고 현직 대통령인 민주당 후보에서 물러나면서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결로 번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차기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트럼프와의 대결 구도에서 당선 확률이 29%에 불과해 다소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투자자들은 당분간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에 따라 국내 증시 변동성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트레이드' 여전… 퍼렇게 질린 반도체·이차전지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 하락한 2,763.51에 장을 마쳤다. 지수가 2760선까지 주저앉은 건 지난 6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도 2.26% 떨어진 809.9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양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세를 보인 가운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들은 선물시장에서도 2000억 원 넘게 팔아치우며 증시 이탈을 가속화했다.  

    특히 지난주에 이어 트럼프 재집권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및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약세가 이어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반도체 및 이차전지에 대한 보조금 정책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66%, 2.15%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 관련주인 한미반도체도 3% 이상 빠졌다. 트럼프가 반도체 지원법 축소 또는 폐지를 주장하면서 반도체에 대한 투심도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차전지 대장주도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미국에 짓는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한다는 소식을 전한 가운데 주가가 5% 가까이 빠졌다. 이 외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도 모두 4~7% 내외로 떨어졌다. 북미시장 매출액 비중이 높은 현대차와 기아도 1% 안팎 내렸다.

    반면 '트럼프 수혜주'들은 이날도 일제히 빨간불을 켰다. 트럼프가 전쟁 조기 종전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묶이는 HD현대건설기계(15.91%), 삼부토건(13.33%)은 급등한 채 마무리했다. 이 외 가상화폐 관련주인 우리기술투자(3.55%), 한화투자증권(2.16%) 등 트럼프 수혜주들은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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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스냐 오바마냐"… 후보에 따라 증시 반전 가능성

    다만 일각에서는 대선까지 아직 100일 이상의 시간이 남았다는 점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이어 민주당 후보가 누구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미 대선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지만 정계에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등판설도 거론되고 있다. 오바마 여사는 백악관에서 나온 이후 집필한 책이 1000만 부 이상 팔리는 등 미국 내에서 변함없는 대중적 지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오바마 여사가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공화당을 이길 유일한 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로이터가 발표한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여사는 50%의 지지율로 39%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민주당 분위기가 해리스 부통령 쪽으로 기울어지면 트럼프-공화당 승리 시나리오 확률은 높아지고 시장은 지난주 초중반과 비슷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그러나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이 출마를 선언하면 시장은 최근 흐름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슈로 당분간 국내 증시에 단기 변동성 구간이 지속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빅테크 중심의 차익실현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 영향으로 한국 반도체 업종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의 사퇴로 미 대선 불확실성은 연장됐고, 이는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부각시킬 것"이라며 "대선 불확실성과 무관한 조선, 방산 업종과 실적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이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