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증시 폭락 영향…은행권 홍콩 ELS 손실 우려 확대H지수 더 떨어지면, 5대은행 9월 ELS 손실액 19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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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선 가까이 회복됐던 홍콩 H지수가 5800선으로 ‘뚝’ 떨어졌다. 최근 ‘아시아증시 블랙먼데이’ 등 영향으로 홍콩 H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규모도 다시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최근 몇 달 동안 홍콩H지수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8월부턴 손실을 내지 않을 거란 기대감이 나왔었다. 하지만 지수가 추세적 하락세로 전환되며 예상 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H지수 6000선 회복해야 손실 9억원대 그쳐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가운데 이달 내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 규모는 3437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은행 시뮬레이션 결과 홍콩 H지수가 이달 말 6000선을 지킬 경우 손실액은 최대 273억원으로 추산된다. 만일 5500선까지 밀리면 손실액도 496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6500선을 회복하면 손실액은 9억원에 그치며, 6500선 이상을 유지해야 손실액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H지수는 지난 1월 22일 4943.2까지 떨어지며 대규모 ELS 손실 사태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5월 20일 6986.2까지 상승하며 ELS 손실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상승 랠리가 펼쳐지면서 은행권은 올해 8월 이후 홍콩 ELS 손실 규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그러나 최근 추세적 하락세로 전환되며 현재 홍콩H지수는 6000선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고강도의 반중국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H지수를 누르는 중이다. 여기에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이번주 월요일 아시아증시까지 대거 폭락하자 H지수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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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충당금 환입했던 은행 손실 우려홍콩H지수의 추세적 하락 조짐으로 은행권이 다시금 속앓이하고 있다. H지수 ELS 손실을 배상 중인 은행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은행권은 H지수 상승 등을 반영해 지난 1분기 관련 배상 비용으로 쌓아 뒀던 충당부채와 충당금을 2분기에 환입했다.5대 은행은 지난 1분기 연간 예상 손실을 가정해 1조6650억원의 충당부채를 쌓아왔다. 2분기에 들어서며 지수가 반등하자 일부를 환입했다.지난 2분기 시중은행의 환입액은 신한은행 913억원, 국민은행 880억원, 하나은행 652억원 등이었다.특히 국민은행은 ELS 손실 관련 충당부채·대손충당금 환입 등 영향으로 2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1164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대비 187% 급증했다. 홍콩 ELS 판매 금액이 가장 컸던 국민은행은 H지수 상승세 전환으로 지난달 중순 이후 손실이 멈춘 상태다.H지수가 추가로 하락하거나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에는 다음달부터 손실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5대 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중 9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 규모는 1조1374억원이다. 이 경우H지수 종가가 6000일 때 손실액은 806억원, 5500까지 밀리게 되면 1868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은행권 관계자는 “H지수가 지난 1월 단기 저점으로 반등에 성공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며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진행 중인 배상에도 영향을 미치며 은행권 손실은 예상보다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