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O에서 CCO로 역할 축소… 조직 개편 1달여 만에 회사 떠나기로현대차, 션 길핀 글로벌 세일즈 마케팅 수석부사장 신임 CMO로 임명현대차 북미 마케팅 전략 방향성 변화에 주목
  • ▲ 안젤라 제페다(Angela Jepeda)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전 CCO. ©현대자동차
    ▲ 안젤라 제페다(Angela Jepeda)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전 CCO.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북미법인이 마케팅 조직을 크리에이티브(creative)와 퍼포먼스 마케팅(performance marketing) 영역으로 나누는 조직 개편을 실시한지 1달도 채 안 된 시점에서 크리에이티브 부문 수장이 사임하면서 또 다시 변화를 맞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안젤라 제페다(Angela Zepeda) 현대차 북미법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가 퇴사했다. 지난 2019년 현대차에 합류해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를 맡아왔던 안젤라 제페다는 지난달 조직 개편에서 CCO로 자리를 옮긴지 불과 한 달여 만에 현대차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션 길핀(Sean Gilpin) 글로벌 세일즈 마케팅 수석부사장 겸 마케팅 퍼포먼스 수석부사장을 새로운 CMO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지난 7월 31일 현대자동차가 마케팅 리더십을 두 개로 분리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길핀 신임 CMO는 기존 글로벌 세일즈 마케팅 부사장 직무 외에 마케팅 퍼포먼스 부문을 총괄하는 역할을 추가로 맡게된 반면, 제페다 전 CCO는 마케팅을 총괄하던 자리에서 크리에이티브와 소셜, 소비자 경험 마케팅, 다문화 마케팅 등을 관리하는 직무로 역할이 축소됐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브랜드 크리에이티브와 퍼포먼스 마케팅을 긴밀하게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이같은 마케팅 조직 개편은 다소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는 성명을 통해 "길핀은 크리에이티브와 퍼포먼스를 모두 아우르는 현대차의 북미 비즈니스를 위한 전체적인 마케팅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며 "제페다는 자동차 산업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제페다 전 CCO의 퇴사는 길핀 CMO 선임에 앞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랜디 파커(Randy Parker) 현대차 북미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CEO)는 성명에서 "현대차의 비즈니스 성장에 크게 기여한 안젤라의 뛰어난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며 "그가 보여준 리더십은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을 높였고, 크리에이티비티와 혁신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은 마케팅 팀과 파트너 모두가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영감을 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션은 마케팅과 광고에 새로운 사고방식과 전략을 도입한 재능있는 마케팅 리더"라며 "현대차의 혁신과 모빌리티 리더십, 미래 비전에 대한 소비자 공감을 강화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남아 있다. 션은 현대차 브랜드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 우리가 지난 몇 년 간 쌓아온 모멘텀을 이어갈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션 길핀 CMO는 기존 글로벌 세일즈 마케팅 부사장 직도 겸하게 된다.

    안젤라 제페다 전 CCO는 지난 2019년 10월 현대차에 CMO로 합류했으며, 이전에는 현대차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이노션 USA(Innocean USA)에서 현대차를 담당했다. 긴 시간 동안 현대차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며 미국 시장 내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인지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안젤라의 갑작스러운 퇴사는 현대차의 북미 마케팅 전략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안젤라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신속하게 션 길핀을 CMO로 임명했지만, 조직 개편을 발표한지 한 달도 안된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마케팅 리더십이 큰 변화를 맞으면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션 길핀 신임 CMO가 현대차의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에 어떤 새로움을 불어넣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