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10대 내림세…증시 변동성 당분간 지속 전망'엔비디아 독주' AI 시장 재편…반도체 시장 확대 기대SK하이닉스 급락…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수혜주 주목
  • ▲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로이터=연합뉴스
    ▲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로이터=연합뉴스
    긴 설 연휴를 마친 첫날 국내 증시가 하락 출발했다. 연휴 기간 미국 증시를 강타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발(發) 충격이 뒤늦게 반영되면서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업종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3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5p(0.11%) 내린 2534.05에서 출발해 이날 오전 10시18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18.44p(0.73%) 하락한 2518.36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4501억 원, 2633억 원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은 7296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한때 250선을 내주며 2489.9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들이 나란히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1만8500원(8.37%) 내린 20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9만48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주가 하락은 지난 연휴기간 미국 증시를 크게 흔든 '딥시크 충격'이 뒤늦게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27일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챗GPT 등을 개발한 미국 업체들보다 훨씬 적은 비용인 600만 달러도 안 되는 자금과 저성능 반도체만으로 생성형 AI '딥시크 R1'을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엔비디아 주가가 17% 급락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딥시크 등 저비용 인공지능 출현으로 미국 빅테크의 주가 고평가 우려 등에 따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인공지능 산업구조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엔비디아가 독주하던 AI 시장 구조가 딥시크의 등장으로 재편됨에 따라 범용 반도체 시장으로의 확대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아울러 AI 반도체 시장 저변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장기적으로 보면 호재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나타냈다"면서도 "이번 중국 기업의 AI 약진이 미국 기업에 경각심은 준 만큼 대규모 투자가 더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짚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변화할 것이냐에 달려있다"며 "지금은 가능성을 양쪽 모두 열어두고 반도체에 대해 중립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모델로 인해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가 과도하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AI 타임라인이 가속화되고 중소 후발주자들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추가 수요를 더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쇼크는 단기적인 공포 심리 확대 재생산 현상이며 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딥시크는 AI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하며, 향후 성장 국면 진입 가능성 제시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반도체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한 이날 카카오와 네이버 등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전장 대비 2650원(7.41%) 상승한 3만8400원, 네이버는 1만2500원(6.13%) 오른 21만6500원에 거래되는 등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딥시크가 시장에 충격을 준 이유는 고성능 모델을 구현하는 데 있어 압도적으로 높은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함의를 던졌기 때문"이라며 "오픈 소스 진영인 국내 기업 등 팔로워들에게 유리하다. 국내는 오픈 소스 진영에 속해 오픈 소스 모델의 성공이 낙수효과로 떨어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