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캐파 두 배 늘려 … 글로벌 수요 상회3분기 가동률 46.2% … 작년 적자 1조 넘어美배터리 공장 개점휴업 우려 … 손실 커진다
  • ▲ SK온ⓒSK온
    ▲ SK온ⓒSK온
    SK온이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적자가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온은 올해 미국에 배터리 신공장이 대거 가동되는데, 전기차 캐즘으로 기존 공장을 절반도 돌리지 못하고 있다. 고정비 급증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따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SK온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 1조86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영업손실 5818억원에서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14조347억원을 기록해 전년 12조8972억원에서 8.8% 증가해 성장세를 유지했다. 

    SK온의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배경엔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저조한 가동률이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온의 평균 가동률은 46.2% 수준이다. 공장을 절반도 돌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가동률이 더 내려가게 생겼다는 점이다. SK온은 올해 미국 신공장 4곳을 가동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들의 연간 생산능력을 합치면 총 162GWh로, 아이오닉5 약 200만대에 탑재될 수 있는 규모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배터리) 수요는 16~24%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SK온 캐파는 2024년 121GW에서 2025년말 271GW로 124% 급장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SK온과 포드의 합작사 '블루오벌SK'는 켄터키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 3곳을 올해부터 상업 가동한다. 문제는 포드가 현재 배터리가 대량으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포드는 현재 전기차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어 하이브리드로 선회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의 여파로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 9만786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에서 50억8000만달러 손실을 봤고, 올해는 55억달러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드는 전기차 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당초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SUV 3종은 취소됐고, F-150 전기 픽업트럭의 차세대 모델은 잠정 연기된 상태다. 첫 보급형 전기차는 2027년 돼서야 나올 예정이다. 

    SK온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조지아 배터리 신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에 돌입한다. 35GWh 규모로 아이오닉5를 매년 45만대 넘게 생산할 수 있다. 

    현대자동그룹도 배터리가 기존 계획보다 덜 필요한 상태다. 지난 10월부터 시험가동에 돌입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은 기존 전기차 전용으로 건설됐으나, 하이브리드 등도 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속도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온은 6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포드와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합작공장 4곳 중 2곳만 올해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드와의 합작 배터리 공장 중 1곳만 올해 가동하고, 나머지는 2026년 중 가동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변수는 합병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을 마무리한 SK온은 이를 통해 적자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온에 따르면 3사의 합병으로 연간 5000억원 규모의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추가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 멕시코 관세 정책으로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부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부품 가격이 올라가면 가뜩이나 수익성이 비교적 떨어지는 전기차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