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서울시 토허제 해제 한달만에 재지정 시사송파 7년만 최대폭 상승…서울외곽·수도권도 꿈틀이미 상승장 올라타 실효성 '의문'…시장왜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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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토지거래허가구역제도(토허제) 해제 후폭풍이 겉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변에 이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나아가 수도권 집값까지 과열 조짐을 보이자 정부와 서울시는 뒤늦게 토허제 재지정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지난달 12일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일대 토허제를 해제한지 고작 한달만에 또다시 규제강화를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일관성 없는 '럭비공 정책' 탓에 시장은 벌써부터 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이미 거래시장이 상승장에 올라탄 만큼 토허제 재지정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론도 적잖다.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서울시는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강남권 등에 대한 토허제 재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지난 13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과 함께 진행한 '부동산 시장 점검 TF'에서 "비정상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을 즉시 추진하겠다"며 또한번의 규제강화를 공식화했다.박상우 국토부 장관도 같은날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토허제 해제가 집값 상승 기폭제가 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주택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서울시와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행동을 하겠다"고 했다.정부가 부랴부랴 토허제 재지정 카드를 꺼내든 것은 규제완화 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과 수도권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까닭이다.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토허제 해제 핵심 수혜지역인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72% 뛰며 7년여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강남구는 0.69%, 서초구는 0.62% 뛰는 등 강남권 거래시장 전반이 '불장'에 접어들었다.뿐만 아니라 장기간 하락세가 지속됐던 노원·도봉·강북구도 일제히 보합 또는 상승전환했다.또한 송파구와 인접한 경기 하남시에서도 신고가 경신이 속출하는 등 집값 상승세는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집값 과열 양상을 두고 시장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쏘아올린 공'이라는 의미의 '오쏘공'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이런 가운데 정부가 토허제 재지정 추진을 시사하자 시장에선 벌써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된다.강남구 M공인 관계자는 "토허제가 재지정된다는 소식에 서둘러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문의전화가 하루 5~6통꼴로 걸려온다"며 "집주인들도 지금 아니면 가격을 더 못올린다는 우려에 호가를 억단위로 높이는 등 거래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송파구 E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단기간에 억단위로 올려버린 탓에 정작 거래성사율은 떨어지고 업무피로감만 가중되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토허제가 다시 재지정된다고 하니 집주인과 매수대기자들의 전화가 계속 밀려들어와 정상적인 업무가 힘든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그러면서 "토허제를 풀어놓고 한달만에 다시 재지정한다니 집주인이나 실수요자, 개업 공인중개사 모두 혼란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부연했다.이미 서울 집값이 상승장에 올라탄 만큼 토허제 재지정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실제 시장에선 토허제로 묶여있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일대 집값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해당규제가 이미 유명무실해졌다는 목소리가 적잖다.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 196.41㎡는 지난 5일 직전거래보다 4억원 뛴 94억원에 손바뀜되며 100억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토허제가 재지정되면 거래시장이 주춤할 수 있겠지만 가격조정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압·여·목·성도 토허제로 묶여있지만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규제가 다시 강화되더라도 가격하락까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