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해외 백화점 호조에 수익성 개선 … 하노이몰 흑자 전환현대·신세계, 내수 부진에 비용 부담까지 … 수익성 '뚝'소비심리 위축에 장기 둔화 우려 … 업계 구조전환 시급
  • ▲ 롯데백화점 전경 ⓒ롯데백화점
    ▲ 롯데백화점 전경 ⓒ롯데백화점
    소비 침체와 정치적 불확실성, 고물가 여파 등으로 국내 주요 백화점들의 1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해외 사업 확장과 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롯데는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반면 현대백화점과 실적 발표를 앞둔 신세계는 내수 부진 직격탄을 맞았다.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백화점 부문 매출은 80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44.3% 증가했다.

    국내 백화점은 순매출 7753억원으로 1.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 1279억원으로 39.0% 증가했다. 특히 해외 백화점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해외 백화점은 순매출 310억원으로 6.2% 증가하며 21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타임빌라스 수원을 비롯한 본점, 잠실점 등 주요 점포 리뉴얼을 통해 수익성을 높였다. 해외 부문에서는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매출이 21.9% 증가하며 베트남 백화점 전체 매출 성장률(33.8%)에 기여했고 인도네시아 백화점 매출도 2.7% 늘었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1분기 백화점 부문 매출은 58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72억원으로 5.7% 줄었다. 명품과 하이엔드 주얼리 등의 판매 호조로 매출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더현대 광주, 프리미엄아울렛 부산·경산점 등 신규 출점에 따른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날 오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8%, 9.7% 감소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주요 점포·매장의 리뉴얼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비우호적인 날씨로 수익성이 높은 의류 판매가 부진했던 점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실제 백화점업계의 부진은 통계에도 나타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지만 백화점은 오히려 2.1% 역성장했다. 대형마트(11.7%)와 온라인 쇼핑(12.4%) 등 다른 유통 채널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통 환경 속에서 백화점의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단기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2월 88.4까지 하락한 이후 올해 4월까지도 100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수 100 미만은 소비자들이 경기를 장기 평균보다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부과 움직임 등 외부 불확실성도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수 소비의 구조적 취약성도 지적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내수 소비 비중은 OECD 38개국 중 28위에 불과하며 경제 규모 1조달러 이상 국가 가운데서는 11위로 사실상 꼴찌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위축과 온라인 소비 확산 속에 오프라인 백화점은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다"며 "향후 고부가가치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과 온라인 채널 강화가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