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외인 자금 유입 중…국내 주식 6162억원 순매수환율 하락·미중 갈등 완화…실적 개선주 중심 '바이 코리아'하이닉스·에이피알 폭풍 순매수…방산·원전·조선株도 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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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이 점차 유입되고 있다. 실적 개선주 중심의 강한 매수세와 더불어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 미·중 무역 갈등 완화가 맞물리면서 '바이(buy) 코리아'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616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5523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639억원어치 각각 사들였다.

    특히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46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주간 기준으로 한 달 반여 만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외국인이 올해 들어 국내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아치왔던 만큼 이는 복귀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외국인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며 17조8745억원어치 국내주식을 팔았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하회하며 비교적 안정세를 찾고 있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해소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외국인의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다시 회복된 이유로는 주요 상장기업들의 긍정적인 기업 실적이 꼽힌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구니를 살펴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거나 호실적이 기대되는 실적 우량주들이 돋보인다.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1위는 SK하이닉스로, 이 기간 83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교역 갈등 완화 기대감과 더불어 5월 주요 수출 품목에서 반도체 업종만 유일하게 수출액이 늘었다는 KDI의 경제동향 발표가 외국인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1분기 증권가 시장예측평균치(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해 깜짝 실적을 공개한 에이피알도 적극 사들였다. 에이피알은 외국인 순매수 순위 2위(1413억원)에 이름을 올렸다.

    에이피알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6%, 영업이익은 546억원으로 96.5% 급증했다. 연말이 포함된 4분기에 비해 계절적 비수기에 속하는 시점에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LIG넥스원(3위·1248억원), 두산에너빌리티(4위·1006억원) 등 방산·원전주도 순매수했다. 이들 업황은 글로벌 국방비 확대 및 AI 전력 확보 경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은 1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75% 상회한 1136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9.6% 증가한 수치다.

    HD현대미포(5위·865억원), HD현대중공업(6위·829억원), HD한국조선해양(11위·711억원) 등 조선주들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조선주는 트럼프 정부 정책에 따른 업황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고환율 수혜와 호실적이 예상되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당분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요 조선사들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592억원, HD현대중공업은 4354억원, HD현대미포는 587억원을 기록하며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를 30~70% 가까이 뛰어넘었다. 

    1분기 조업일수 감소에도 선박 건조 단가 인상, 생산성 향상,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비중 확대 등이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와 미국과 중국의 교역 갈등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만큼 외국인의 복귀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는 달러 약세 기조 속에서 원화 추가 약세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 점차 매수세로 전환될 수 있다"며 "특히 외국인 매도 중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전반적인 강도는 크지 않고, 장기 투자 성격의 미국계 자금이 여전히 추세적인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