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지난 8일부터 전남 여수 3공장 가동 중단자금 미확보시 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 높아한화와 LD, 자금지원 놓고 이견 보여
-
- ▲ 여천NCC 여수 2사업장. ⓒ여천NCC
국내 대표 국가산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여천NCC가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몰리자 석유화학 산업계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여천NCC는 전남 여수 3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여천NCC는 이달 말까지 3100억원을 조달해야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상태다.회사채 발행과 대출 불가로 오는 21일까지 자금 미확보 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여천NCC는 2022년 3477억원, 2023년 2402억원, 2024년 23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지난 3월 주주사 간 협의로 한화와 DL 두 그룹이 1000억원씩 출자 했으나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현재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은 추가 지원을 해서라도 디폴트를 막는다는 입장이지만, DL그룹은 추가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한화그룹은 DL그룹과 함께 각각 1500억 원씩 총 3000억 원을 투입하고, 주주사 지원과 산업은행 보증, 자산유동화 등을 병행해 원재료 대금을 상환하면 디폴트를 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DL 측이 지원 결정을 미루는 등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상황이 불투명해졌다.DL 측은 "단순 자금 지원보다는 현금흐름 악화 원인과 자구책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쪽이고, 한화그룹은 이를 의도된 워크아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DL그룹과 이해욱 회장에게 '모럴 해저드'라며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양 사의 갈등에는 여천NCC의 핵심 제품인 에틸렌을 둔 불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천NCC 물량은 전량 한화와 DL 측이 공급받는다. 서로 "저가로 물량을 공급받아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현재 양 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 업계의 자발적 구조 조정을 기대해왔던 정부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여천NCC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나프타 분해 시설(NCC)을 통합해 합작 설립한 법인이다. 양사가 지분을 절반씩 가지고 있다.문제는 여천NCC 사태가 업계 전반의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수·대산·울산 등 전국 3대 석유화학단지에 입주한 NCC 설비 10곳 중 상당수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LG화학은 대산·여수 공장의 석유화학 원료 스티렌모노머(SM)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나주 공장 알코올 생산도 멈춘 상태다.롯데케미칼은 작년 12월 여수산단 내 2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와 함께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2022년을 기점으로 동북아 권역의 공급과잉에 따른 불황에 직면했다.과거에는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냈지만, 최근 중국 내 설비 증설이 급격히 이뤄지며 저가 물량이 역으로 시장을 잠식한 탓이다.중국을 중심으로 동북아에서 최근 3년간 국내 전체 생산능력(캐파)의 200% 수준인 2500만톤의 설비가 증설됐다. 이 여파로 동북아 평균 가동률은 15%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영업손익과 재무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불황이 지속된다면 3년 뒤에는 기업의 50%만이 지속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