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긴급이사회서 DL케미칼 유상 증자 참여 승인부도 위기 속 입장 바꿔 … ㈜DL 1778억 원 지원DL "대주주 책임경영 실천… 정상화 제대로 할 것"
  • ▲ 여천NCC 여수 2사업장. ⓒ여천NCC
    ▲ 여천NCC 여수 2사업장. ⓒ여천NCC
    DL케미칼이 국내 3위 에틸렌 생산업체 여천NCC에 대한 자금 수혈을 위해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자금난에 시달리며 이달 부도 위기에 처했던 여천NCC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DL케미칼은 11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약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주사 격인 ㈜DL도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DL케미칼에 대한 177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승인했다

    자금 지원은 DL케미칼이 2000억 원을 유상증자하고, DL은 DL케미칼 주식 82만386주를 약 1778억 원에 추가 취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DL 측은 취득 목적에 대해 "자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DL은 여천NCC의 대주주로서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여천NCC의 제대로 된 정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DL케미칼은 한화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TFT를 통해 여천NCC에 대한 경영상황을 꼼꼼히 분석한 후,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제대로 된 자생력 확보 방안을 도출해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DL 측은 여천NCC의 부실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이에 따른 해결방안 마련이 가장 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책임 있는 주주라면 회사의 부실 문제를 미봉책으로 방치하기보단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DL 관계자는 "정확한 경영 상황 판단도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지원한다는 것이 주주와 경영진으로서 올바른 판단인지 의문"이라며 "최근 개정된 상법 등에 따라 대주주의 책임이 적극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천NCC의 경영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999년 4월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공동 설립한 석유화학 합작법인 여천NCC는 한화솔루션(옛 한화석유화학)과 DL케미칼(옛 대림산업)이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 에틸렌 생산능력 3위 기업이지만 2020년대부터 본격화한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최근에는 전남 여수 3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여천NCC는 3100억 원의 자금 부족을 해결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주주인 한화와 DL이 자금 추가 지원을 놓고 다소간 입장차를 보여 이견 조율 여부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