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건강보험' 등 제3보험 '격전지' GA 채널 공략 '총력'GA 채널 터줏대감 손보사, 생보사 약진에 실적 '뚝'
  • ▲ ⓒ삼성생명
    ▲ ⓒ삼성생명
    전통적으로 전속설계사 조직을 기반으로 '안방 영업'에 주력하던 생명보험사들이 손해보험사들의 '텃밭'인 GA 채널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올해 2분기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GA 채널에서 주춤한 사이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생보사들의 두자릿수대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GA는 독립법인대리점 'General Agency'의 영문 약자로, 특정 보험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회사의 보험을 판매하는 전문 대리점을 말한다.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일종의 '보험 백화점'이다. 

    손보사들은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건강보험 등 '제3보험'을 GA 채널 등을 통해 대거 판매해 왔다.

    하지만 생보사들이 GA 채널에 뛰어들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생보사들의 주력 제품은 종신보험 등인데, 금리인하와 인구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손보사들의 '밥그릇'인 GA 채널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GA 실적은 증가하는 추세인 반면 손보사들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의 2분기 장기인보험 GA 실적은 23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1.8% 급증했다. 교보생명도 같은기간 63억원을 기록해 35% 뛰었다. 

    이는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대다수의 손보사들의 GA 실적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KB손보(-14.3%) ▲삼성화재(-15.9%) ▲DB손보(-9.2%) ▲현대해상(-15.8%) 등 대형 손보사 대부분이 전분기 대비 GA 실적이 감소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전년 대비로 보면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다. 

    동양생명을 제외하면 생보사들의 2분기 GA 실적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한화생명이 34.7% ▲신한생명이 14.6% ▲삼성생명이 13.3% ▲교보생명이 20.2% 증가했다.

    반면 손보사들의 2분기 GA 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하거나 증가하더라도 생보사들만큼은 아니었다. ▲KB손보(-3.1%) ▲메리츠화재(-4.7%) ▲현대해상(-11.1%) ▲삼성화재(8%) ▲DB손보(12.5%) 등의 증감세를 보였다.

    그간 손보사들은 생명보험을 팔 수 없었기 때문에 실손의료보험, 건강보험, 암보험, 자녀보험 등 건강과 관련된 유사 상품을 GA 채널을 통해 판매해 왔다. 

    손보사들은 생보사들보다 역사가 훨씬 짧음에도 불구하고 GA 채널을 적극 공략했고, 덕분에 순이익 규모에서 손보사들이 생명보험사를 2021년 부터 역전하기 시작했다. 

    격차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생보사들은 부랴부랴 추격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삼성생명의 경우 상반기 기준 신규 계약에서 건강보험 비중을 85%로 끌어올렸으며 생손보 합산 건강보험 매출 업계 1등이 목표다. 

    한편 한화생명은 지난 7월 대형 GA사 'IFC그룹'을 인수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보험 설계사 약 3만4000여명을 보유하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주춤한 틈을 타 생보사들이 공격적인 조건으로 GA 채널 점유율을 성공적으로 빼앗아 오고 있다"며 "업계 경계가 점점 더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