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7일간 외국인·기관 키움·미래·메리츠 등 증권주 매집지난달 세제 개편 논란에 주춤했지만 3차 상법개정 전망에 시장 관심호실적·관세 불확실성 속 무풍지대로서도 부각 "옥석 가리기 필요" … 배당·사업구조 개선 여부 관건
  • 세제 개편안 잡음에 주춤했던 증권주가 국회의 3차 상법개정 가능성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책 수혜 기대감과 호실적까지 겹친 가운데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관세 불확실성을 비켜갈 종목으로 시장의 수급이 쏠리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한국금융지주(4.09%), 미래에셋증권(2.87%), 키움증권(2.91%) 등 증권주가 상승 마감했다. 

    최근 증권주로 큰손들의 자금이 쏠리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7거래일간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5위는 키움증권으로, 3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금융지주도 각각 293억원, 262억원어치 사들였다. 한국금융지주(206억원)도 대거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 순매수 15위 역시 키움증권으로 3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래에셋증권(293억원), 메리츠금융지주(262억원), 한국금융지주(206억원)에도 기관 자금이 쏠렸다. 

    증권주에 큰손 자금이 쏠리는 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한 상법 개정 논의 영향이다. 지난 25일 2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전망되고 있다. 

    2차 상법 개정안엔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았다. 

    3차 개정은 이보다 나아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임죄 완화, 한국판 디스커버리 제도(소송 전 당사자 간 증거·정보 상호 공개) 도입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의 경우 자사주 소각 이슈의 직접적인 영향과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따른 추가적인 수혜까지 기대되는 만큼 더욱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지난 상반기 주가가 100% 넘게 치솟으며 시장 주도주로 부각됐던 증권주는 지난달 들어 조정국면에 들어갔다. '국장 호황기'에 따른 호실적 발표에도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하향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상승세가 꺾였었다. 

    세제 개편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에도 강력한 상법 개정 논의에 다시 시장의 기대감이 확산하는 것이다. 

    최근 줄줄이 공개된 호실적도 수급이 쏠리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원을 돌파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4.1% 늘어난 6291억원으로, 이는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00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3.1%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 3851억원를 30% 가까이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4083억원을 내면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영업이익 증권사 컨센서스(3450억원)를 18.35%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관세 협상과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성과에도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 등에선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히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표적인 내수주로 분류되는 증권업종은 수출기업 대비 무역 상황에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다만 전문가들은 2분기 호실적이 시장 전체의 활력에 기인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에 주목하며 증권주 안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증권가에선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구조적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일부 대형 증권사에 주목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멘텀보다 구조적 개선을 봐야 하고 단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한 상황으로, 구조적 개선은 결국 신규 수익원 발굴에 있고 증권업에서 이는 신규 라이선스로 볼 수 있다"며 "가장 강력한 신규 라이선스는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인데, 발행어음은 추가 사업자가 늘어나 경쟁이 심화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신규 신청사가 3사에 불과한 IMA가 결론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당수익률 중심의 옥석 가리기가 핵심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당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으로 고배당 전략의 매력이 감소한 만큼 이미 안정적 배당이 검증된 기업일수록 주가 방어력이 높다는 평가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사업에서 차별화되는 성과를 내거나 기대 이상의 주주환원 확대 정책을 발표하는 증권사가 있다면 매수세가 집중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들에 남은 것은 기존에 보여줬던 배당 정책뿐"이라며 "지금은 배당수익률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