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명 중 1명 고객 … 자산도 33조원 넘어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 내년 10월까지 1년 연장 피어그룹 카카오뱅크 주가 흐름 저조 걸림돌
  • ‘IPO 삼수생’ 케이뱅크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계약을 연장하며 상장 재도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객 수도 1500만명을 돌파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7월까지는 반드시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투자자와의 약속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내년 10월까지 1년 더 연장하는데 성공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를 가상자산 거래용 원화 입출금 계좌의 주요 은행으로 이용하고 있다. 1년 단위의 단기 계약으로 제휴 불확실성이 컸던 가운데 이번 연장으로 안정성이 확보됐다는 평가다.

    이번 계약 연장으로 케이뱅크는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 기반을 유지하게 되면서 IPO 추진에도 힘을 얻게 됐다. 

    다만 수익 구조가 여전히 업비트에 의존적이라는 지적은 남아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 잔액 26조8000억원 중 업비트 예치금은 약 4조4000억원으로 16.4%를 차지했다. 2021년 절반 수준에 달했던 것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이다.

    케이뱅크는 채권 운용 확대와 플랫폼 내 광고·제휴 수익 모델을 강화하는 등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성장이 어려워지자 개인사업자 대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의 누적 취급액은 2023년 1조2000억원, 2024년 1조800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9월 중순 3조원을 돌파했다.

    고객 수는 최근 1500만명을 넘어섰다. 1000만명을 돌파한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500만명이 유입되는 등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총자산 규모도 올 3분기 말 33조를 넘어섰다. 여기에 케이뱅크는 최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의 가능성도 검증하며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부진한 주가 흐름은 케이뱅크의 상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실상 유일한 국내 피어그룹(비교군)으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지난 2021년 8월만 해도 9만원대에 육박했지만 최근 2만20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가 상장 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수익성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케이뱅크는 최대 5조원의 기업가치를 제시했다가 고평가 논란을 겪은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IPO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보다는 업비트 제휴를 넘어선 독자적인 수익 모델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실적과 성장 전략을 입증하게 되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