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안영역에서 세타파가 단기기억 관련 세포 활동 지휘뇌 자극 기술 활용해 노화 역행시킬 기술 개발될 수도美MIT 얼 밀러 교수·프린스턴대 팀 부시먼 교수 공동 연구뇌과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뉴런'에 게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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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융합교양학부 한효빈 교수(왼쪽)와 MIT 뇌인지과학과 Earl Miller 교수.ⓒ서울과기대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융합교양학부 한효빈 교수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뇌인지과학과 얼 밀러(Earl Miller) 교수 연구팀, 프린스턴대 팀 부시먼(Tim Buschman)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단기기억(working memory)의 한계 원인과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전화번호나 주소를 외웠다가 금세 잊어버린 경험처럼, 단기기억은 용량과 지속시간 모두에 한계가 있다.연구팀은 그 원인을 뇌의 비교적 느린 리듬인 세타파(4~8㎐)에서 찾았다. 세타파는 집중과 기억에 관련된 대표적 뇌파다. 연구팀은 원숭이의 전전두엽에서 신경 활동을 정밀하게 기록해 분석한 결과, 단기기억의 인출이 세타파의 특정 위상(phase)에 맞춰 유지되거나 흐려지는 현상을 발견했다.세타파는 공간적 정보가 해부학적 영역에 투사되는 전두안영역(frontal eye field)에서 이동파(traveling wave)의 형태로 나타나며, 이것이 단기기억을 표상하는 세포들의 활동을 지휘한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단기기억의 시공간적 제약이 형성되는 구조를 확인했다. 단기기억에 담긴 정보가 성공적으로 인출될 수 있는 생리적 조건을 발견한 것이다. 나아가 세타파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뇌 자극 실험을 통해 인간의 단기기억을 강화할 수 있는 제반을 마련했다. MIT 연구팀의 정밀 측정과 한 교수의 독창적인 분석이 결합한 결과다. -
- ▲ 뇌파 (LFP) 위상과 반응시간 결과를 보여주는 실험 설계 이미지.ⓒ서울과기대
이번 연구는 단기기억을 '뇌 어딘가에 저장된 정적 정보'로 이해하는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뇌파라는 동역학적 파도 속에서 지속적으로 새로고침 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다시 말해 음악의 박자에 따라 춤이 매끄럽게 이어지거나 어긋나듯, 단기기억도 뇌의 실시간 상태에 맞춰 그 성능이 달라진다는 것이다.이는 노화나 치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처럼 단기기억 손상과 관련된 신경과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나아가 세타 뇌파를 표적으로 한 비침습적 뇌 자극 기술(tES 등)을 활용해 노화를 역행시킬 수 있는 기술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한 교수는 "역노화 기술 개발을 위한 인간 임상실험의 준비를 대부분 마쳤다"고 말했다.한 교수는 "단기기억은 흔히 책상에 비유된다. 뇌는 도서관처럼 방대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지만, 한 번에 꺼내 살펴볼 수 있는 양은 책상 위에 펼칠 수 있는 책처럼 극히 제한적"이라며 "이번 연구는 그 책상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관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단기기억의 생물학적 실체를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부연했다.이번 연구 성과는 뇌과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뉴런(Neuron·신경세포)'에 게재될 예정이다.이번 연구는 산업자원통상부 산업기술알키미스트 사업,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씨앗) 사업, 한국연구재단, 서울과기대 교내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경. 우측 상단은 김동환 총장.ⓒ서울과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