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 20일까지 인수자 확보해야 회생 절차 개시‘재도의’ 진행하며 사실상 마지막 회생 기회지난해 말 기준 그룹 임금 체불액 1197억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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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가 회생의 기로에 놓였다. ⓒ대유위니아그룹
대유위니아그룹의 주요 계열사 위니아가 2년 가까이 새 인수자를 찾지 못한 채, 회생 절차마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20일 업계에 따르면 위니아는 지난 4월 25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송달받았다. 법원이 정한 기한 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위니아는 법원에 다시 회생 절차를 신청해 ‘재도의 회생’을 진행하고 있다. 재도의 회생은 기존 회생이 무산된 뒤 법원에 다시 회생을 신청해 기회를 얻는 방식으로, 마지막 회생 수단으로 평가된다.위니아는 새 인수자를 확보해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하면 재도의 후 매각 절차를 다시 밟을 수 있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위니아는 중견 가전업체로, 수년간 이어진 재무 악화로 2023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지난 3월에는 사모펀드 서울프라이빗에쿼티(서울PE)와 인수 계약 체결을 위한 2차 협상까지 진행됐지만, 인수 방식과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최종 무산됐다.설상가상으로 서울PE가 인수 계약 당시 계약금으로 지불했던 43억원의 반환 여부를 두고 법적 분쟁이 불거져 법원이 가압류를 결정한 상황이다.만약 위니아가 이날까지 투자의향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재도의 회생 기회는 무산되며 파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법원은 지난 9일 위니아전자에 이어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에도 파산을 선고했다. 다만 위니아전자는 파산에 앞서 재도의를 신청해 파산이 확정되지 않았다.위니아 측은 “국내외 복수의 인수 희망 기업과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며 일부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위니아는 지난 18일 자본잠식 등의 사유로 한국거래소에서도 상장폐지돼 사실상 회생에 대한 마지막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일각에서는 위니아가 이미 상장폐지된 상태인 만큼, 인수 후보자들과 상장폐지를 전제로 M&A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제기된다.기업공개(IPO) 상태에서보다 비상장사 형태가 인수자 입장에서는 회계 공개나 주주권 제한 등에서 부담이 덜하다는 점에서,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회생안의 매각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도 관건이다.사측이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 등 자산만 인수자에게 넘기는 자산 매각 방식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노조는 영업 양수도 방식의 매각을 주장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자산 매각은 인수자 입장에서 빠른 거래가 가능하고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직원의 고용 승계나 체불임금 보장 등이 포함되지 않아 노동자 권리 보호에 취약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대유위니아그룹은 근로자 2087명에 대해 1197억원에 달하는 임금을 체불했다.노조 관계자는 “지난 18일 사측과 매각 과정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고 영업 양수도 방식의 매각에 대해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금일 진행되는 회생 법원의 심문을 통해 절차 개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한편 박영우 전 대유위니아 그룹 회장은 2020년 10월~2023년 12월 계열사 대표들과 공모해 위니아전자와 위니아 근로자 800여명의 임금과 퇴직금 470여억원을 체불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