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8만4000달러 붕괴 뒤 … 하루 만 반등SEC 규제 완화 기대, 저가 매수세 유입 영향에 9만 달러대 회복테더 리스크·중국 단속·거시 불확실성 상존 … 단기 변동성 장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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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심한 공포 분위기 속 8만4000달러선까지 붕괴됐던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급반등하며 9만달라선을 다시 회복했다. 

    낙폭이 과도했던 만큼 급락 후 즉각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V자형 반등’이 연출됐지만, 이번 흐름을 두고 시장에서는 기술적 되돌림에 불과하다는 시각과 조정 국면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되는 신호인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9만달러를 회복하며 24시간 사이 7% 이상 상승하며 장중 9만달러선을 회복했다. 

    전날 비트코인은 일본 투자자들의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청산 우려와 중국의 가상자산 단속 강화라는 이중 악재가 겹치며 8만3862달러까지 추락했지만, 이후 저가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며 낙폭을 만회했다.

    반등의 직접적인 동력으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태도 변화가 지목된다. 폴 애킨스 미국 SEC 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디지털 자산 기업을 대상으로 한 ‘혁신 면제’ 제도의 구체적 방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암호화폐를 철저히 배제해왔던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 그룹이 최근 상장지수펀드(ETF)와 뮤추얼펀드 형태의 암호화폐 상품 판매에 나선 것도 시장 기대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계기로 현물 ETF 규제 완화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기관 자금 유입 기대감이 되살아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반등과 별개로 구조적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요 지지선으로 평가되는 8만달러대 초반을 테스트한 뒤 나타난 기술적 반등으로 보고 있다. 급락 과정에서 쌓였던 공매도 포지션이 반대매매로 이어지며 가격을 끌어올린 ‘쇼트 스퀴즈’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전날 낙폭 자체가 과도했다는 시각도 적지않다. 중국 정부의 강경한 가상자산 규제 기조 재확인,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의 지급불능 가능성 논란, 미국 금리 경로 불확실성 등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부각되면서 시장이 비이성적 공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번 반등은 그 충격이 지나치게 반영된 뒤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다음 주 예정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을 향후 추세 분기점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중장기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당하다는 점에서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테더 리스크는 글로벌 시장 유동성에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으며, 중국의 가상자산 단속 강화가 아시아 지역의 현금흐름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금리 경로 변동성과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되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가격 변동폭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재스퍼 드 마에르 원터뮤트 전략가는 "최근 강한 가격 움직임은 산업별 주요 이슈와 함께 암호화폐가 더 넓은 금융시장의 흐름을 뒤따라가는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포가 과열된 만큼 반등 폭도 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주요 거시 변수들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넓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