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5개 현장서 8명 숨져…'산재사망 온상' 비판포스코이앤씨 올해 사망자만 5명…고강도 제제 불가피"중대재해법·건안법·산안법 '3중규제' 막을 명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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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서울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 현장 지하 약 70미터 지점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차량 위를 낙하한 철근들이 뒤덮고 있다. ⓒ연합뉴스
건설업계가 연말 잇단 사망사고로 곤혹을 겪고 있다. 이달에만 벌써 서울 여의도 신안산선 공사현장 등 5개 현장에서 8명이 사망하면서 건설사들은 또한번 '산업재해 사망 온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덩달아 건설사들이 그간 요구해온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건설안전특별법(건안법) 이중처벌 및 과징금 완화 요구도 명분이 희미해졌다.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국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전날 오후 1시22분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여의도 신안산선 현장에선 콘크리트 타설작업중 철근이 떨어지면서 근로자 7명이 매물됐다. 이중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50대 근로자 1명은 목숨을 잃었다. 신안산선 현장에서만 올해 두차례 사망사고가 나왔다.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본인명의 사과문을 통해 "회사 최고책임자로서 참담한 심정과 함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난 4월 사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적 안전 강화 조치를 추진해 왔음에도 또다시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점은 그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다"고 했다.특히 포스코이앤씨 경우 시공현장에서 숨진 근로자가 올해에만 5명에 달해 고강도 제재 및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같은날 오후 3시20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대교 공사현장에선 27t짜리 이동식차량 크레인이 차도 쪽으로 넘어지면서 60대 근로자를 덮쳤다. 소방당국은 인력 42명과 크레인 등 장비 11대를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해당근로자는 사고발생 2시간30여분만인 오후 5시56분에 끝내 숨진채 발견됐다.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 작업을 중지시키고 시공사인 삼환기업 측의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여부를 파악하고 있다.앞서 지난 11일 광주대표도서관 공사현장에선 옥상층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4명이 매몰돼 숨졌다. 광주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시공사인 구일종합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고, 노동당국은 관련자들을 입건해 수사중이다.지난 17일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업무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작업중이던 근로자가 추락한 건설자재에 맞아 숨졌다. 고용당국은 사고 경위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에 나섰고 시공사인 보미건설은 사고 직후 국내외 전 현장 공사를 전면중단했다.같은날 부산 중구 오페라하우스 건설현장에선 지붕층 작업중이던 40대 남성이 10m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올해 누적 사망자수도 지난해를 웃돌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업종별 사망자수는 건설업이 2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사고건수는 200건으로 같았지만 사망자는 7명 증가했다.잇단 사고에 건설업계도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그간 건설업계가 주장해온 '처벌 아닌 예방위주 정책'의 명분이 희미해질 수 있는 까닭이다. 되려 정부가 영업정지와 과태료 등 산재 사망사고 발생 건설사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점쳐진다.현재 국회엔 중대재해 건설사에 매출액 3% 수준 과징금을 부과하는 건안법이 발의된 상태다. 여기에 최대 영업이익 10%까지 과징금을 가중 부과하는 내용의 산안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계류돼있다.이와 별개로 고용노동부는 연간 3명이상 사망사고 발생시 최소 30억원, 최대 영업이익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고강도 규제안을 추진하고 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이렇게 사고가 계속 발생하면 처벌 완화를 요구할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며 "그간 건설사들이 중대재해법과 건안법, 산안법 등으로 2중, 3중 처벌을 받는게 불합리하다는 논리를 폈지만 현시점에선 목소리를 내기가 껄끄러운게 사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중견·중소건설사는 사고 한건으로 회사 전체가 휘청일 수 있다"며 "사망사고는 당연히 없어야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고를 100% 예방하기란 불가능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