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점포, 종량제 봉투 ‘1인 2개 제한’ … 점주 자율 통제 확산퀵커머스서는 봉투·위생장갑·위생백 줄줄이 품절나프타 수급 불안에 생활필수품 직격탄
  • ▲ 일부 편의점은 종량제 봉투 판매 제한에 돌입했다.ⓒ최신혜 기자
    ▲ 일부 편의점은 종량제 봉투 판매 제한에 돌입했다.ⓒ최신혜 기자
    26일 오후, 경기 남양주의 한 편의점. 종량제 봉투 진열대 앞에 선 손님이 점원에게 묻는다. “20리터 봉투 있나요?” 돌아온 답은 짧았다. “지금은 10리터만 조금 있고, 그것도 1인당 2개까지만 판매하고 있어요.”

    현장에서는 이미 ‘통제’가 시작된 분위기다. 

    CU 가운수미소점은 전날까지 묶음 판매가 가능했지만 이날부터 종량제 봉투 판매를 1인당 2개로 제한했다. 별도의 본사 지침은 없지만, 수요가 급증하면서 점주들이 자체적으로 판매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종량제 봉투는 본사에서 수급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따로 관련해서 공지를 하지는 않고 있는데, 구매가 몰려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듯하다"고 했다. 

    문제는 종량제 봉투만이 아니다. 바로 옆 진열대에는 비닐 제품 전반이 텅 비어 있었다. 

    같은 날 CU 도농남양스타점에서는 크린랩 위생장갑이 단 1개만 남아 있었고, GS 가운주공점 역시 유어스 위생장갑이 1개뿐이었다. 이마트24 지금동힐스테이트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롤백과 위생백, 니트릴 장갑까지 주요 비닐 제품 대부분이 ‘마지막 1개’ 상태였다.
  • ▲ 26일 오후 2시 기준 배달의민족 장보기·쇼핑 서비스에서는 ‘종량제봉투’가 인기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배민 앱 캡처
    ▲ 26일 오후 2시 기준 배달의민족 장보기·쇼핑 서비스에서는 ‘종량제봉투’가 인기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배민 앱 캡처
    퀵커머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배달의민족 장보기·쇼핑 서비스에서는 ‘종량제봉투’가 인기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B마트에서는 10리터 쓰레기봉투를 비롯해 위생장갑, 위생백, 분유 저장팩 등 비닐 소재 제품이 줄줄이 ‘일시품절’로 표시됐다.

    소비자들은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평택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김모씨는 “평소 6시면 들어오던 물건이 아직도 입고가 안 됐다”며 “사장님도 발주를 계속 넣고 있는데 음식물 쓰레기 봉투는 아예 없고 일반 봉투도 일부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며 구매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씨에 따르면 해당 업주는 "종량제 봉투의 경우 담배보다 마진이 더 남지 않지만, 요새 사람들이 많이 찾아 더 많이 발주할 예정"이라고 했다. 

  • ▲ 퀵커머스에서 품귀 현상이 빚어진 비닐 제품들ⓒ최신혜 기자
    ▲ 퀵커머스에서 품귀 현상이 빚어진 비닐 제품들ⓒ최신혜 기자
    이같은 품귀 현상은 단순한 유통 차질이 아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흔들리면서 비닐 원료 가격이 이미 10~20%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현재보다 높은 가격에 원료를 매입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며 시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진화에 나섰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평균 3개월 이상의 종량제 봉투 재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은 6개월 치 이상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재활용 업체가 보유한 폴리에틸렌(PE) 원료로도 1년 이상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정부는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나프타 수급 불안에 대응해 나프타 수출을 전면 제한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없을까 봐 미리 산다'는 불안 심리가 퍼지면서 실수요를 넘어선 구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종량제 봉투를 비롯해 위생장갑, 위생백 등 생활 필수 비닐 제품 전반으로 품귀가 확산되면서, ‘나프타 쇼크’가 일상 소비 영역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재고가 버티고 있지만 원료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 ▲ 편의점 일회용품 매대ⓒ최신혜 기자
    ▲ 편의점 일회용품 매대ⓒ최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