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림페이퍼·태림포장·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 통매각 추진골판지·백판지 가격 최대 10% 인상… 업황 호조 지속이르면 내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연내 딜 클로징 가능성도
  • ▲ 글로벌세아가 제지사업 통매각에 나섰지만 ‘속도’보다 ‘가격’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글로벌세아
    ▲ 글로벌세아가 제지사업 통매각에 나섰지만 ‘속도’보다 ‘가격’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글로벌세아
    글로벌세아가 제지사업 통매각에 나섰지만 ‘속도’보다 ‘가격’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했다. 

    태림페이퍼·태림포장·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를 묶은 거래에서 약 2조원을 기준선으로 제시한 가운데, 눈높이에 못 미칠 경우 매각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꽃놀이패’ 라기보다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글로벌세아는 김웅기 회장이 지분 84.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나머지 지분 역시 배우자와 자녀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해 사실상 100%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의사결정 속도는 빠르지만 매각 과정에서 가격에 대한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는 UB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주요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다. 매각 대상은 태림페이퍼, 태림포장, 전주페이퍼, 전주원파워 등 제지사업 전반이다. 원지 생산부터 상자 제조, 에너지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가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글로벌세아는 2019년 태림페이퍼·태림포장을 약 73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24년 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를 약 6500억원에 사들이며 제지사업을 확장했다. 총 투자금은 약 1조3800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2조원 수준이 현실화될 경우 약 6000억원 이상의 차익이 가능하지만 현재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이 같은 가격이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적 개선은 분명한 강점이다. 태림페이퍼는 2025년 매출 약 1조5200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EBITDA는 약 1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의 수익성 회복까지 반영하면 제지 부문 전체 EBITDA는 약 2500억~26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황 호조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골판지와 백판지 가격이 최대 10% 인상되며 단기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이는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전가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다. 경기 둔화 시 수요가 빠르게 위축될 수 있는 산업 특성상 현재의 업황을 장기 성장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근 수년 간 업황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회복세를 ‘정상화 국면’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과거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던 만큼 최근 가격 인상과 실적 개선이 구조적 성장이라기보다 사이클 회복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원매자 입장에서는 현재 실적을 기준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하기보다 중장기 평균 수익성을 반영하려는 경향이 강할 수 밖에 없다.

    밸류에이션 역시 논쟁 지점이다. 현재 국내 제지·골판지 업체들의 EV/EBITDA 배수는 통상 4~6배 수준에 형성돼 있다. 글로벌세아가 기대하는 2조원은 EBITDA 2600억원 기준 약 7~8배 수준으로, 업계 평균 대비 상당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이다.

    국내 전략적 투자자들은 설비 과잉과 업황 변동성을 이유로 보수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데다 해외 사모펀드 역시 금리 부담과 회수 불확실성으로 적극적인 인수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다. 해외 원매자 유치가 거론되지만, 국내 제지 산업 특성상 투자 매력도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연내 거래 종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가격 협상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매각은 ‘팔아도 좋고 안 팔아도 되는’ 구조라기보다, 매도자와 원매자 간 가격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제시된 가격은 매도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일 수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업황 사이클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결국 가격 조정 없이는 거래 성사까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