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본형 나노그래핀 분자 합성 … 극성 용매 사용시 '이중층' 결합구조 형성금속 이온 결합하면 형태 유지 … 정밀 센서, 차세대 나노소자 설계 원리 제시中베이징사범대와 공동 연구 … 저명 국제 학술지 '미국 화학회 저널'에 게재
  • ▲ 화학과 김태연 교수(왼쪽)와 곽도훈 연구원.ⓒ성균관대
    ▲ 화학과 김태연 교수(왼쪽)와 곽도훈 연구원.ⓒ성균관대
    성균관대학교는 화학과 김태연 교수 연구팀이 용매의 성질과 금속 결합을 이용해 리본 형태의 ‘나노그래핀’ 분자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나노 수준에서 그래핀의 물리적 성질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연구는 중국 베이징사범대학교(BNU)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아주 얇은 막이다. 강철보다 강하고 전기가 잘 통해 꿈의 신소재라 불린다. 과학계는 그래핀 두 장을 특정 각도로 겹쳤을 때 나타나는 독특한 전기적 현상에 관심을 둔다. 그래핀은 두 장을 그냥 겹치면 평범한 전도체지만, 약 1.1도로 비틀어 쌓으면 주기적인 간섭무늬가 형성되면서 전자가 거의 멈춘 듯 느리게 움직이는 성질을 보인다. 전기 저항이 없는 초전도 현상 같은 상태가 나타난다. 이는 재료를 바꾸지 않고도 구조만으로 성질을 설계하는 게 가능해져 관심을 끈다. 최근에는 이를 응용해 아주 작은 분자 수준에서 두 층을 쌓아 올린 ‘분자 이중층 그래핀’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구조가 매우 불안정해 단일 층과 이중 층의 차이를 명확히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 ▲ 분자 나노 그래핀 구조(위), 광유도 동역학 도식 및 방향성 지표(아래).ⓒ성균관대
    ▲ 분자 나노 그래핀 구조(위), 광유도 동역학 도식 및 방향성 지표(아래).ⓒ성균관대
    공동 연구팀은 ‘HBC2P’라 불리는 새로운 리본형 나노그래핀 분자를 합성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분자는 약 1.9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길이의 유연한 골격을 가지고 있어, 주변 환경에 따라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모양을 바꿀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배의 바닥처럼 굽은 ‘보트 모양’과 의자처럼 꺾인 ‘의자 모양’ 사이를 초당 약 150억 번의 속도로 오가며 형태를 변화시킨다.

    연구팀은 ‘용매의 극성(전기적 성질)’을 이용해 이중층 그래핀을 구분하는 원리를 찾아냈다. 톨루엔처럼 전자가 특정 방향으로 몰리지 않고 분포가 균일한 비극성 용매에선 분자가 하나씩 떨어져 있는 ‘단분자’ 형태를 유지하지만, 아세톤과 같이 전기가 한쪽으로 치우친 극성 용매를 사용하면 두 분자가 등을 맞대고 결합하는 ‘이중층’ 구조를 형성했다.

    연구팀은 금속 이온을 붙이면 빠르게 움직이는 분자의 형태를 원하는 모양으로 붙잡아 고정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1000조분의 1초 순간을 포착하는 ‘펨토초 분광학’ 기술과 정밀한 컴퓨터 계산을 통해 두 분자가 겹쳐질 때 내부의 전자 흐름이 어떻게 변하는지 규명했다. 두 층이 겹쳐지면 분자 고유의 성질이 변하면서 빛에 반응하는 방식이 달라지는데, 이를 통해 분자의 상태를 자유자재로 끄고 켤 수 있는 ‘나노 스위치’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용매의 종류라는 단순한 환경 변화만으로 나노 수준의 그래핀 구조를 가역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특정 환경에서만 작동하는 정밀 센서나 차세대 나노 소자 개발에 핵심적인 설계 원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저널 오브 디 어메리칸 케미컬 소사이어티((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미국화학회지)’에 지난 6일 게재됐다. 베이징사범대 허 하오단이 제1저자, 성균관대 곽도훈 연구원이 공저자, 성균관대 김태연 교수와 베이징사범대 커 시안성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 ▲ 성균관대학교 전경. 좌측 상단은 유지범 총장.ⓒ성균관대
    ▲ 성균관대학교 전경. 좌측 상단은 유지범 총장.ⓒ성균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