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테늄·티타이아 이종계면 촉매 설계 … 고온 열처리 필요 없어라만 분광법·이론 계산 통해 물 분해 작동원리도 규명에너지·소재·물리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카본 에너지에 게재
  • ▲ 왼쪽부터 국민대 화학과 이찬우 교수, 드위 삭티 알디안토 프라타마 박사과정(제1저자), 안디 할얀토 박사과정.ⓒ국민대
    ▲ 왼쪽부터 국민대 화학과 이찬우 교수, 드위 삭티 알디안토 프라타마 박사과정(제1저자), 안디 할얀토 박사과정.ⓒ국민대
    국민대학교는 화학과 이찬우 교수 연구팀이 알칼라인 수전해에서 수소 발생 반응(HER)을 고효율로 촉진하는 루테늄-티타니아(RuO₂/TiO₂) 이종구조 촉매를 개발하고, 작동 원리도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개발된 촉매는 전기를 조금만 가해도 수소 생성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는 등 기존 루테늄 촉매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작동했다.

    기존 수전해 장치는 내부 환경이 강한 산성이어서 부식에 강한 백금 등 비싼 금속을 써야 한다. 이에 비해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AEMWE)는 알칼라인(염기성) 환경에서 작동해 비싼 백금족 촉매와 내식성 부품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차세대 수소 생산 기술로 주목받는다. 갑싼 촉매로 장비 비용을 낮춰 대량생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칼라인 조건에선 물 분자의 산소-수소(O–H) 결합을 끊고 수소 중간체를 만드는 초기 단계가 느리게 진행된다. 수소 발생 반응의 과전압이 높아지고 에너지 효율이 저하되는 한계가 있었다.
  • ▲ 루테늄-티타니아 이종계면 촉매의 수소생산 성능 및 반응 메커니즘 모식도.ⓒ국민대
    ▲ 루테늄-티타니아 이종계면 촉매의 수소생산 성능 및 반응 메커니즘 모식도.ⓒ국민대
    연구팀은 백금 대체 촉매로 주목받는 루테늄 기반 소재와 물 활성화 기능을 가진 티타니아를 결합한 RuO₂/TiO₂ 이종구조 촉매를 설계했다. 약 2㎚(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루테늄 산화물 나노입자를 25㎚ 크기의 티타니아 지지체 위에 균일하게 형성해 물 분해 반응을 빠르게 촉진하는 이종계면을 구현했다.

    이 촉매는 과산화수소 처리로 표면 결함을 도입한 아나타제 TiO₂ 나노입자 위에 RuCl₃ 전구체를 이용해 RuO₂ 나노입자를 수열 합성 방식으로 증착했다. 별도의 고온 열처리 없이도 루테늄 산화물과 티타니아가 긴밀하게 접촉한 이종계면을 형성했다.

    전기화학적 수소 발생 과정에서 촉매 표면은 부분적으로 환원돼 Ru/RuO₂/TiO₂₋ₓ(OH)ᵧ 형태의 활성 계면으로 재구성되며,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환원 티타니아와 Ti–OH 작용기가 물 분자의 흡착과 분해를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쉽게 말하면 비싼 백금을 대체할 루테늄과 물 분해를 돕는 티타니아를 아주 작은 나노 구조로 밀착되도록 설계해 반응효율을 높였더니 물 분자의 O-H 결합이 더 쉽게 끊어지면서 수소 생성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개발된 RuO₂/TiO₂ 촉매는 1 M KOH 전해질에서 매우 낮은 과전압(6.6㎷)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수소 생산속도(10㎃ ㎝⁻²)에 도달해 높은 전기화학적 효율을 보였다. 이는 단독 RuO₂(79㎷)는 물론 상용 기준 촉매인 Pt/C(43㎷)보다 우수한 성능이다.

    또한 36.7㎷ dec⁻¹의 낮은 Tafel 기울기를 보여 알칼라인 수소 발생 반응의 속도론이 크게 개선됐음을 입증했다. Tafel 기울기는 전압을 올렸을 때 수소 발생 반응 속도가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프 기울기다. 숫자가 낮을수록 반응이 잘 이뤄지는 촉매라는 뜻이다. 100㎷ 과전압에서 25.07 s⁻¹의 높은 TOF(turnover frequency·촉매 1개가 1초 동안 수행하는 반응 횟수)를 기록했다. 이는 보고된 루테늄 기반 알칼라인 수소 발생 촉매 가운데서도 매우 우수한 활성 사이트 활용도를 나타냈다.

    질량활성도 RuO₂와 Pt/C보다 각각 약 10배, 6.4배 높았다.

    특히 이번 연구는 촉매 성능 향상에 그치지 않고, 이종계면에서 물이 어떻게 활성화되는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쉘-분리 나노입자 증강 라만 분광법(shell-isolated nanoparticl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HINERS)을 적용해 실제 HER 작동 조건에서 계면 물 분자, 흡착 수소(*H), 수산화 중간체(*OH)의 변화를 추적했다. 고감도 분석법을 써서 수소가 만들어지는 순간에 촉매 표면에서 물이 어떻게 움직이고 변하는지 관찰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 RuO₂/TiO₂ 촉매에서는 K⁺와 배위된 물(K⁺-H₂O) 및 약하게 수소 결합된 물(2-HB-H₂O)과 같은 반응성이 높은 계면 물 종이 증가했으며, Ti–OH 신호도 함께 관찰됐다. 이는 티타니아 계면이 물 분자를 끌어당기고 O–H 결합 절단을 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해당 촉매에서 물 분자가 수소를 만들기 쉬운 구조로 재배열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DFT(밀도 범함수 이론) 계산도 실험 결과를 뒷받침했다. 환원 및 수산화된 티타니아 클러스터가 Ru 표면에 결합한 모델에서 물 분자는 Ti–OH 작용기 근처에 우선 흡착됐고, Ru 단독 표면보다 물 분해 활성화 장벽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하 밀도 분석에선 Ru와 TiO₂ 계면에서 전하 재분포가 일어나 물 흡착을 안정화하고, Ru는 수소 중간체의 흡착과 수소 분자 형성을 담당하는 협동적 반응 경로를 제공함을 확인했다. 컴퓨터 기반의 이론 계산 결과도 해당 촉매가 물을 잘 분해한다는 것을 확인해줬다는 얘기다. 이는 루테늄-티타니아 이종계면이 단순히 전자구조를 조절하는 수준을 넘어, 알칼라인 HER의 병목 단계인 물 활성화 자체를 촉진한다는 점을 분자 수준에서 입증한 결과다.

    이찬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활성 촉매 개발과 동시에 실제 작동 조건에서 이종계면이 물 분자를 활성화하는 과정을 직접 관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루테늄-티타니아 계면에서 물 활성화와 수소 중간체 형성이 분리·협동적으로 일어나는 원리를 바탕으로 차세대 알칼라인 및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고효율 촉매 설계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소재·물리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카본 에너지(Carbon Energy·탄소 에너지)’에 지난달 27일 게재됐다. 국민대 화학과 드위 삭티 알디안토 프라타마 박사과정이 제1저자, 안디 할얀토 박사과정이 공동저자, 이찬우 교수가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의 우수신진연구, 그린수소기술자립프로젝트,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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