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그룹 참가…경력 단절 여성, 퇴직자 몰려보장성 높고, 전문직종 살릴 수 있어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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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 낳기 전까지 기업에서 총무 업무를 했어요. 아기 셋 키우고 나니 제가 가진 재능이 아깝기도 하고, 다시 일을 하고 싶더라구요. 아르바이트와 달리 기업에서 하는 시간제일자리는 보장성이 있잖아요. 삼성은 2년 시간제로 일한 뒤, 성과가 있으면 전일제로 바꿔준다고 해요. 2년 후면 막내도 초등학교 들어가서, 전일제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흑석동에서 온 주부 김 00씨(40세, 여)

    #. 한국통신공사에서 30년간 일하다 퇴직했어요. 지금은 공사에서 퇴직자들을 위한 단기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데, 올 12월에 계약이 끝나거든요. 그 전에 일자리를 구하려고 직장 동료들이랑 여기 오게 됐습니다. 통신업계에서만 30년 일했는데, 삼성이나 LG 등 기업에서 통신 관련 직종을 모집하더라고요. 앞으로 10년은 더 일하고 싶습니다. 

       - 신림동에서 온 최 00씨 (69세, 남)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
    현장은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과 퇴직자들이 몰려
    각 그룹사 채용 상담 부스는 대기표까지 등장했다.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여성가족부 주최로 열린
    이번 채용박람회는 국내 10개 그룹 82개 기업이 참여했다.

    주요 대기업들이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참여하면서,
    홍보 효과도 더해져 현장을 찾은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근로 조건이 보장되는 양질의 일자리다.

    전일제 근로자와 차별 없이 복리후생이 적용돼
    기존 파트타임이나 아르바이트와 다른 새로운 고용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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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 키우고 나니 다시 일하고 싶어졌어요!”

    이날 삼성전자 채용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나온
    주부 김 00씨(40세, 여)는 관리 직무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결혼 전 기업에서 총무 업무를 맡았던 경력을 살려,
    재취업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한다는 건 꿈도 못 꿨어요.

    아이 둘은 초등학생이고, 막내가 7살이라
    아직까지는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시간제 일자리는 하루에 4~6시간만 일하면 되니깐,
    아이들을 학교, 유치원에 보내놓고
    그 시간에는 일을 하면서 자기개발을 하고 싶어요.”


    김 씨처럼 결혼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은
    다시 일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이날 현장을 찾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까지
    2만 여명 정도의 인원이 몰렸는데,
    그중 30~40대 여성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참석률이 높았다.

    당초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생겨난 취지처럼
    이들은 가정과 일을 병행하길 원했다.

    #. “전공 살려서 80세까지 일하고 싶어요~”

    여성들 다음으로는 퇴직한 50~60대 장년층들의 관심이 높았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제 2의 인생을 찾겠다는 이유다.

    LG전자 부스에서 만난 최 00씨 (69세, 남)는
    통신공사를 30년 간 다니고 퇴직한 통신 전문가다.

    그는 퇴직한 동료들과 함께
    통신관련 직무를 모집하는 삼성이나 LG전자 쪽에
    컨설팅을 받으러 왔다고 했다.

    우리 같이 퇴직한 사람들한테는
    일자리가 있다는 게 큰 자부심입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일을 하면서, 건강도 지키면
    노후가 더욱 즐거워 질 것 같아요.

    나이는 많지만 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하다보니
    기술 노하우는 상당하거든요.

    기술을 활용 할 수 있는 직무에서
    일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퇴직자들을 위한 단순 업무는 많지만,
    기술을 살릴 수 있는 직무는 많지 않다고 최 씨는 설명했다.

    시간제 일자리가 단순한 업무 외에도
    통신이나 기술, 번역, 상담 등
    상당수의 전문 직종을 포함하고 있어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부스를 마련한 10여개 그룹사들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통해 총 1만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하는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20개 계열사에서
    최대 6천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롯데그룹과 신세계 그룹은 1천 여명을,
    CJ그룹과 LG그룹은 500여명을 뽑는다.

    이 밖에도 한진그룹, 신한은행, 한화그룹, GS그룹
    등에서도 100~200여명의 시간제 일자리를 마련했다.

    고용노동부는 대기업을 시작으로 중견기업 등으로
    시간제 일자리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 뉴데일리]
    26일 열린 시간선택제 박람회에서 지원자들이 삼성 그룹 현장 등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